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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국가들에 ‘관세 서한’을 보냈다며 사인을 보여주는 트럼프 미 대통령

800시간의 비행.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협상을 위해 내달린 시간입니다. 그것도 '하늘 위에서만'.

블룸버그는 세계 각국의 무역 협상단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오갔다며, 특히 아시아 대표단은 가장 먼 거리를 오가야 했다고 짚었습니다.

대부분 국가가 최종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관세 서한을 받아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주의적'-형식은 상호주의보다는 일방적 통보였습니다- 관세를 발표한 이후,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대표단은 워싱턴을 최소 20회 방문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집계에서 해당 국가들의 비행시간은 800시간에 육박한다며, 이는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한 시간과 맞먹고, 56만 3,270km 넘게 비행한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이는 지구 주위를 14바퀴 돈 거리입니다.

블룸버그는 800시간의 비행은 아시아 각국 수도에서 워싱턴행 직항노선을 기반으로 공식 무역 협상만 포함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나마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나, G7(주요 7개국) 회담과 원격 회담은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지구를 무려 14바퀴나 돌았지만, 아직 비행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까지 연기한 만큼 추가 방문 횟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미국에 많이 다녀갔고, 가장 성실하게 협상했던 일본의 좌절감은 높습니다.

폴리티코와 인터뷰한 한 일본 전직 관료는 "반응이나 대응을 형용사로 표현한다면, 첫째는 충격, 둘째는 분노, 셋째도 분노"라고 했습니다.

일본은 백악관이 트럼프의 최종 서한을 보내면서, "일본과 한국으로부터 의미 있는 협력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세 협상을 담당해 온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거의 매주 워싱턴 D.C.를 방문해 왔다"고 일본 관료는 지적합니다. "미국 요구에 '예'라고 말하지 않는 게 '성실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건 협력 부족이 아닙니다. 우리는 완전히 협력해 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충분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백악관의 주장에 화가 날 법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가 4월에 두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 위협을 처음 제기한 이후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협상가들과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일본은 1%p 오른 관세율, 한국은 종전 그대로의 관세율 25%입니다. 품목별 관세는 더 큰 폭으로 늘었고, 심지어 반도체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 '협상에 성실히 임했다'는 게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태국의 전 외무장관 카시트 피로미야는 폴리티코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탄식할 때가 아닙니다. 이제 우리가 스스로를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외부 시장, 특히 미국을 잊고 재편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트럼프의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 선을 넘나드는 발언은 특히 아시아 지역의 주요 동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국에 방위비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

지금의 관세가 앞으로도 유지될지 알 수 없고 -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율은 모든 국가의 경제에 엄청난 진폭을 가져옵니다 -주요 동맹국에 무역과 안보를 맞바꾸는 행태로 압박하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에 중국으로의 쏠림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얀마 대사를 지낸 데릭 미첼은 "이는 결국 '미국은 신뢰할 수 없다. 미국은 멀리 있지만 우리는 이웃에 있고 시장을 개방하고 싶다'"는 중국의 주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최상위권 무역 파트너이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핵심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의 관계는 특히 그렇습니다. 올브라이트-스톤브리지 그룹 파트너인 태비 오버비는 워싱턴과 도쿄, 워싱턴과 서울 사이의 역사적으로 오랜 관계를 무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결국 양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마침,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세안에 모였습니다.
서한을 받은 14개국 가운데 6개국이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 통보 서한을 받았습니다. 태국(관세율 3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5%), 캄보디아(36%), 라오스(40%), 미얀마(40%)입니다.

"주요 회의에서는 친절한 미소가 오갈 것입니다 — 그게 바로 아세안(ASEAN)의 방식입니다 — 하지만 양자 간에는 미국이 여기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더 단호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입니다"라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ASEAN 담당 미국 대사는 내다봤습니다. 다음은 베이징의 차롑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트럼프의 관세 서한이 당도한 날 "자유 무역과 다자간 무역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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