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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발행해 비트코인 350개 490억원에 매입
‘비트코인 테마주’ 수혜로 시총 3배 상승
뚜껑 열어보니 年 수익 27억인데 이자만 45억
‘빗썸 주가조작’ 초록뱀 원영식 전 회장 꽃놀이패

그래픽=손민균

증강현실(AR) 기술 기업이었던 비트맥스(옛 맥스트)가 돌연 가상자산 투자사로 변신,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해 보유하는 ‘트레저리(금고)’ 전략을 선보여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트맥스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을 무리하게 매입해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트맥스 주가는 올해 상반기 420% 상승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주가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비트맥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시작한 지난 3월 658억원에서 4개월 만인 이달 1910억원으로 3배 상승해 ‘한국판 스트래티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스트래티지는 전 세계 상장사 중 가장 많은 59만7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최근 1년 주가가 210% 넘게 상승했다.

비트맥스는 총 4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전환사채 표면이자율은 연 4.9~5%로, 비트맥스가 부담할 연간 이자는 20억원이다. 지난달 6일 비트코인 매입 목적으로 발행한 500억원의 4회차 CB(이자율 5%)까지 합하면 연 이자는 45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지난해 말 비트맥스의 현금성 자산 31억원보다 많다.

반대로 비트맥스의 비트코인 수익률은 이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비트맥스는 비트코인 349.19개를 1개당 1억4039만원에 매수했다. 8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1억4801만원이다. 비트맥스가 비트코인을 모두 매도해도 시세차익은 약 27억원에 불과하다. 빚 내서 비트코인을 매수했으나, 연간 CB 이자조차 못 내는 수익만 올린 셈이다.

비트맥스가 매입한 비트코인 평가금액은 재무제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장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특허권 등과 같이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도 비트맥스가 이를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는 이상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는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손상처리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비트코인 평가금액이 회사의 실적과 연관된다. 미국은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되,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분을 손익계산서상 이익으로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 때문에 비트맥스가 손실을 보면서도 비트코인을 매수한 것은 회사를 ‘비트코인 테마주’로 만들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레저리 전략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피하기 위해 회사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실질가치를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빚을 내 손실을 보면서까지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것을 트레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트레저리 전략의 시초인 스트래티지도 CB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자율이 0%인 무이자 CB다. 스트래티지 다음으로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마라홀딩스(4만9940개)도 지난해 11월 10억달러의 무이자 CB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 /뉴스1

비트맥스의 무리한 CB 발행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공교롭게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초록뱀그룹의 원영식 전 회장이다. 원 전 회장 측은 라르고스브릭 2호·3호 투자조합을 통해 비트맥스 CB에 투자했다. 전환사채권을 가진 특별관계인은 원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529만주)과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의 자회사 오션인더블유(824만주), 오션인더블유의 자회사 유에스씨(568만주), 원 전 회장의 아들 원성준씨(814만주) 등이다.

원 전 회장 측은 이번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 전 회장 측이 투자한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2회차(1766만주) 1415원, 3회차(1040만주) 1442원, 4회차(2035만주) 2456원이다. 비트맥스 주가가 전일 종가 5130원 수준을 유지하고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없다면, 이론적으로 투자원금(900억원)을 회수하고도 일정 수준의 비트맥스 지분까지 손에 쥘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시장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원 전 회장 측은 비트맥스 주가가 하락하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2028년 3~6월)까지 보유해 매년 45억원의 이자를 받으면 된다. 최악의 경우 CB를 조기상환(풋옵션)해 투자금을 회수해도 그만이다. 어떤 경우의 수라도 원 전 회장 측이 손실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트맥스 측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뛰어 회사 가치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라며 “수치적으로 당장 손실로 해석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손실은 금방 회복돼 이익으로 전환될 것이다”라고 했다. 원 전 회장 측과 관련해서는 “원 전 회장 측은 전략적투자자(FI)로 과거 이력과 회사는 전혀 무방하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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