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서 상속받은 서울 이태원 주택.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집이 매각됐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된 주택은 이태원동에 있는 대지면적 1073.1㎡(약 325평), 연면적 492.9㎡(약 150평) 규모의 2층짜리 단독주택이다. 이 집을 상속받은 삼성그룹 일가는 지난달 13일 계약금액 228억원에 매도했다. 토지 3.3㎡당 약 7000만원꼴로, 2010년 가격(3.3㎡당 2500만원)과 비교하면 175% 상승한 금액이다. 등기부등본상 아직 소유권 이전은 되지 않았다. 매수자는 사업가로만 알려졌다.
매각된 주택은 1976년에 지어진 것으로 이 선대회장이 둘째 형인 고(故) 이창희 회장이 운영하던 새한미디어로부터 2010년 약 83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2020년 10월 이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이 물려받았다. 등기상 지분은 홍 명예관장이 9분의 3, 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를 소유했다. 이번에 15년 만에 매각되면서 생긴 시세 차익은 약 145억원으로 추정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의 목적을 상속세 재원 마련으로 본다. 삼성 일가는 그동안 이 선대회장 유산(약 26조원)의 상속세 12조원을 6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해 왔다. 자금은 삼성 계열사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마련해 왔다. 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3명 명의로 실행된 주식담보대출은 6월 말 기준 5조1668억원에 달한다. 앞서 삼성 일가는 또 다른 이태원동 소재 단독주택을 2023년 10월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