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때 낙마 김인철 후보자
표절률 4%에도 강한 사퇴 압박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연구윤리 위반과 제자 갑질 의혹 등으로 질타받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학계와 교육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에게 들이댔던 검증 잣대와 차이가 커 ‘내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표절률 4% 논문에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할 만큼 야당 시절 연구윤리에 엄격했다.
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22년 윤석열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낙마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도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일었다. 당시 민주당은 김 전 총장이 2000년 발표한 ‘기술혁신정책의 지역네트워크 운용에 관한 연구’ 논문이 전해에 나온 제자 논문 ‘지역기술혁신 참여기관들의 네트워크와 역할에 관한 연구’를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총장과 교육부는 두 논문 표절률이 4%에 불과하고 연구목적, 연구방법, 결론 등이 다른 별개 논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연구윤리 논란이 불거진 것만으로 교육부 장관 자질이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은 학술 전반을 관장하므로 연구윤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 후보자는 부당한 중복게재와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2~3월 각기 다른 학회지에 한 달 간격으로 두 논문을 게재했는데, 실험 설계와 결론 등이 같은 사실상 같은 논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유사도는 ‘게재 불가’ 마지노선 20%를 한참 웃도는 35%로 나왔다.
제자의 학위 논문을 요약해 이 후보자 이름으로 발표한 사례도 10여개 발견됐다. 표절률이 52% 수준인 논문도 있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급하게 베껴 쓰다가 오타도 났다. ‘10m 정도’를 ‘10m wjd도’라고 썼다. 제대로 읽지도 않고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갑질 및 불통 논란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이 후보자는 2018년 제자들의 신체를 활용한 실험으로 논문 데이터를 확보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색채학회 행사장에서 고함과 소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 추후 장소 대관 측에 사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전 총장 역시 재임 시절 학생들에게 “내가 니 친구야?” “가만히 있어” 등 반말로 윽박지르는 모습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한 대학 연구윤리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청문회까지만 버티자는 태도로 일관하는데, 김인철 후보자 낙마 당시에는 이를 국민 무시라고 비판했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세종=황민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