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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역대 7월 일일 최고치를 이틀 연속 경신했다. 정부가 본격적인 비상 대응 체제를 갖추기도 전에 전력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일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5시쯤 95.99GW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최대전력수요는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가장 많았던 때 기록한 수치를 뜻한다. 전날 93.4GW를 찍으며 역대 7월 최고 기록을 깬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연중 기준으로 살펴봐도 지난해 8월 20일(97.1GW)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높은 기록이다.

통상 전력수요는 한해 중 가장 무더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의 경우 7월 25일 처음 90GW를 넘어섰는데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2주 정도 속도가 빨랐다. 예상 밖의 이른 무더위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한때 서울의 기온은 37.7도까지 치솟았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상순(1~10일) 기온으론 역대 최고치다. 이전 기록은 1939년 7월 9일 36.8도였다. 7월 기온은 1908년부터 측정됐다는 점에서 이날은 7월 상순 중 117년 만에 가장 더운 날로도 기록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마가 빠르게 마무리되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른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한낮 전력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 예비력도 한때 8.8GW까지 떨어지긴 했으나 대체로 10GW대를 유지했다. 통상 전력 공급 예비력이 5.5GW 이상이면 수급 상황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예상보다 전력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어 예비력이 5.5GW까지 떨어지면 전력 수급 경보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준비’가 발령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4일 시작했던 전력 수급 대책 발표 시점을 올해는 7월 10일로 2주 이상 늦췄다. 대비가 예년보다 늦었는데 더위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며 비상등이 켜졌다. 이날 정부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주재로 전력 수급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비상대응 체제 시기를 당겼다. 이 차관은 “전력 수요가 예상 범위를 넘어서고 있지만,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차질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관리하겠고”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도 이날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참여하는 전력 수급 비상훈련을 열고 대비에 나섰다.

정부의 설명대로 아직은 여력이 있지만, 폭염이 장기화하면 전력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월평균 최대전력수요는 7월 80.5GW에서 8월 87.8GW로 늘었는데, 올해는 7월(1~7일)에 벌써 86.0GW를 기록 중이다. 높은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발전 설비 등 전력망 가동에 문제가 생기면 수급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 조직개편으로 향후 전력 수급 관리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선 산업부의 에너지와 자원 기능을 분리해 환경부와 통합하는 방식으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모 부처 관계자는 “환경 규제를 내세우고, 타 발전원에 비해 공급 안정성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를 강조하고 나서면 아무래도 공급 쪽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며 “앞으로 예상치 못한 날씨 변동이 더 잦아질 텐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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