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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중인 남편의 부모·이모·이모부 살해 시도
음식 대접 받고 3명 사망… 이모부만 목숨 건져
혐의 부인에도 검찰 다수의 계획살인 증거 제시
5월 12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에린 패터슨이 호주 모웰에 위치한 법원에서 교도소 수송 차량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호주에서 시부모 등 별거 중인 남편의 가족들을 독버섯을 넣은 음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여성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호주 빅토리아주 모웰 법원에서 에린 패터슨(50)의 살인 혐의 3건과 살인미수 혐의 1건 모두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에린은 최대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법원은 배심원단 결정을 기반으로 추후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알광대버섯' 먹고 시댁 식구 4명 모두 혼수상태

에린 패터슨이 독버섯을 말리는 데 사용 식품 건조기. 호주 빅토리아 대법원 제공


에린은 2023년 7월 별거 중이던 남편 사이먼의 부모와 이모 부부 등 총 4명을 집에 초대한 뒤 독버섯이 든 음식을 대접해 이 가운데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일한 생존자인 사이먼의 이모부 이안 월킨슨은 두 달간 집중 치료를 받은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사이먼도 초대를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에린은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해 시댁 식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으깬 감자와 녹색콩을 곁들인 비프웰링턴을 먹은 이들은 모두 구토와 설사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조사 결과 음식엔 '알광대버섯'이라는 맹독성 버섯이 들어 있었다.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48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혐의 부인했지만, 검찰 '계획살인 증거' 제시

2021년 3월 31일 호주 멜버른 왕립식물원에서 발견된 독성이 강한 버섯으로 알려진 알광대버섯. 해당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 멜버른=AFP 연합뉴스


에린은 혐의를 부인하며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디저트를 먹다가 음식을 게워냈다고 진술했고, 변호인단도 에린이 손님들과 달리 독버섯 중독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에린은 독버섯을 직접 딴 사실은 인정했지만 독버섯일 줄은 몰랐다고도 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계획살인 정황이 여럿 발견됐다. 검찰은 에린이 인터넷 과학 플랫폼 'iNaturalist'에 올라온 정보를 보고 독버섯을 채집한 뒤 요리에 사용했고, 사건 직후 버섯을 말린 건조기를 폐기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에린이 암 투병 중이라는 거짓말로 점심 자리를 만든 점, 에린의 접시만 손님들과 달랐던 점 등도 검찰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사건은 호주 전역에서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판 소식을 전하는 호주 ABC방송의 일일 팟캐스트는 전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고, 사건 내용은 TV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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