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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집권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검찰 특활비 부활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검찰 특활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기밀 수사)에 쓰는 돈이다. 그런데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검찰개혁이 완수되면 검찰이 기밀 수사를 할 일이 아예 없게 되는데도 특활비를 챙겨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입법 후 집행’이라는 부대 조건을 달아 법무부(검찰) 특활비 40억400만원을 포함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던 80억원의 절반 정도 규모다.

민주당은 ‘12·3 내란’ 일주일 뒤인 지난해 12월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 특활비를 전액 삭감했다. 검찰 특활비가 ‘검찰 권력의 젖줄’이자 ‘검찰총장의 통치 자금’ 노릇을 해왔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시민단체와 진보 언론으로 구성된 ‘검찰예산검증 공동취재단’의 취재로 이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특활비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보복 수사에 활용했다. 문 전 대통령 핵심 공약인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수사가 대표적이다. 2020년 11~12월 이 수사를 하던 대전지검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4배나 많은 특활비를 썼다. 특히 그해 12월에는 4902만원의 특활비를 썼는데 월별 기준으로 대전지검 역사상 최고액이다.

검찰은 특활비 용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검찰이 법원의 정보공개 판결에 따라 증빙자료로 제출한 카드 전표는 흐릿하게 보이거나 음식점 상호와 사용 시간대가 가려져 있었다.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잉크가 휘발됐다”고 답변해 빈축을 샀다. 검찰이 제출한 영수증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구내식당에서 사용한 것은 아주 잘 보이는데, 유독 외부 영수증만 판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가 검찰이 제출한 자료를 일일이 대조한 결과 회식비, 명절 떡값, 격려금, 심지어 공기청정기 렌털비와 휴대폰 요금에도 특활비가 쓰였다.

검찰은 여전히 ‘특활비를 용도에 맞게 쓰고 있다’면서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검찰 특활비를 부활시켰다. 이러니 국민들이 민주당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것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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