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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공소사실 부인해왔지만 추가 구속 후 달라져
“김용현 등 상관 지시 따랐을 뿐···재판부 선처 바란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12·3 불법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보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금에 와서야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다투기 위한 증인신문도 포기하겠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8일 오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재판부는 지난달 23일 군검찰이 내란 특검과 협의해 추가 기소한 위증죄 사건도 병합해 함께 심리했다. 여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군사법원 재판에서 계엄 당일 선관위에 출동한 군 병력에 ‘서버를 떼오라’고 지시하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법정에서 재판 진행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겠다며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이어 “최초 검찰 조사부터 오늘 이 재판에 이르기까지, 국민들께 불안을 끼쳐드리고 방첩사 대원들에게 계엄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킨 책임자로서 역사의 진실을 밝힌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방첩사가 계엄의 주체라는 편견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령관으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죄의 길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 지난달 30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국민과 재판부의 뜻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증인신문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은 증인신문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여 전 사령관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해왔는데 이날 재판에선 태도를 바꿨다. 앞으로는 군검찰이 제시하는 사실관계를 전반적으로 인정하되 ‘국헌 문란 목적은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 등 상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재판부의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직속상관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의 계엄에 대한 생각에 노출된 후 평시 계엄이 불가능함을 분명하게 직언했다”며 “설마 실제로 계엄을 선포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과 갈등 가운데 계엄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로 돌아간다면 단호하게 군복을 벗겠다는 결단을 함으로써 지휘체계에서 벗어났어야 했다고 지금 와서야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은 국군통수권자의 갑작스러운 계엄선포로 불과 서너 시간 동안 의지 없는 도구로 쓰였다”며 “수많은 군인의 충성과 헌신의 세월이 물거품이 된 현실이 개인적으로 참담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과 군검찰 측 의견을 들은 뒤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서만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이 증인신문을 포기하면서 재판이 빨리 마무리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에서도 내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먼저 종료된다고 해도 (윤 전 대통령 등 재판보다) 먼저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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