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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40대 남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되고 50대 남성 1명이 실종된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맨홀. 실종된 A씨는 7일 오전 굴포천 하수처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인천 계양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과학수사대원 3명이 손에 카메라와 각종 서류를 든 채 참관실에 들어갔다. 이곳엔 지난 6일 인천 계양구 맨홀 사고로 숨진 A씨(52)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A씨의 매형 B씨는 “처남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처남은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살며 가정에 충실한 가장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차집관로 GIS(지리정보시스템) DB 구축용역’의 재하도급 업무를 위해 지난주 대구에서 인천으로 출장을 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유족은 작업 당시 안전관리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번 사고는 업체들이 이익을 위해 (불법) 재하청을 주면서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긴 인재(人災)”라고 토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발견 당시 A씨는 산소마스크 등을 쓰지 않은 채 작업복과 가슴 장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9시22분쯤 인천 계양구 병방동 한 맨홀 안에서 작업하다 황화수소·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를 마시고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7일 오전 10시49분쯤 실종된 곳에서 약 1km(약물) 떨어진 굴포천 하수처리장에서 25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씨의 사인이 가스 중독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8일 밝혔다. A씨의 장례식은 그가 살던 대구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지난 6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C씨(48)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으나, 아직 의식은 찾지 못했다.
소방 당국이 7일 오전 인천 굴포하수종말처리장에서 맨홀 사고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인천소방본부

공단은 이날 오후 인천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용역업체가 과업지시 등을 여러 건 위반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난 4월 한국케이지티컨설턴트와 용역 계약을 하면서 과업지시서에 “발주처 동의 없는 하도급을 금하고, 허가 없는 하도급으로 사업의 부실이 생기면 어떠한 제재도 감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케이지티컨설턴트는 ㈜제이테크와 하청 계약을, 제이테크는 다시 LS산업과 재하청 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역업체, 과업지시 등 위반"
당시 작업 진행에 대한 관리부서의 허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업지시서엔 “계약상대자는 지하 시설물을 탐사하려고 공동구나 맨홀 등에 출입 또는 확인이 필요할 경우 관리부서(시·군·구)와 사전에 협의해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작업 당시 관리부서에선 작업이 진행된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노동당국 등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광역중대수사과 소속 감독관 20명으로 팀을 구성해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공단과 사고 관련 업체들의 도급 등 계약 관계가 적법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도 12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고, 사고 현장 안전관리 주체 등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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