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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김건희 특검팀이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거래를 토대로 주가조작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부터 주가 급등기인 2023년까지 1년간 주식 양수양도계약, 최대주주 변경 등 지배 구조가 바뀌는 과정이 사실상 주가조작의 사전 작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이다.

7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최근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들의 주식 거래 내역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특검은 특히 삼부토건의 최대주주 지분이 조성옥 전 회장에게서 이일준 현 회장으로 넘어간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이 최대주주인 제3의 회사를 앞세워 2022년 5월 4일 주식 양수도계약을 맺었다. 이날은 같은 해 3월 9일 당선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6일 전이다.

양수도계약이 있기 한 달 전까지 조성옥 전 회장 일가는 삼부토건 지분을 점차 불려 왔다. 그는 제3의 회사인 이석산업개발을 통해 삼부토건이 2019년 11월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했다. 삼부토건이 발행한 CB(전환사채) 역시 조 전 회장 관련 기업들이 인수했다. 이들이 2020년 12월 인수한 250억원의 전환사채는 2022년 4월 주식 1570만주로 전환됐다. 2019~2020년에 걸쳐 삼부토건이 발행한 BW와 CB가 모두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인 2022년 4월 이후 주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런데 조 전 회장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5월 최대주주 지분을 이일준 현 회장에게 넘기기로 했다. 같은 해 5월 4일 조 전 회장이 이 회장에게 주식 1750만주(9.32%)를 넘겨주기로 하는 양수도계약을 맺으면서다. 실제로 이듬해인 2023년 2월 10일에는 이 회장이 지배하는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주식 1100만주(5.56%)를 확보하며 사실상 이 회장이 삼부토건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더해 디와이디는 같은 달 24일 삼부토건의 주식 650만주를 추가 취득하며 지분을 8.85%(1750만주)로 늘렸다. 디와이디가 삼부토건의 최대주주가 된 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포럼 약 3개월 전이다.

특검팀은 이같은 지분 거래를 단순한 지배구조 변동이 아닌 사전에 주가조작을 공모한 정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당선을 즈음해 최대주주 변경을 계획한 것부터가 주가조작의 사전 준비작업 중 하나라는 것이다. 최대주주가 바뀌고 3개월 뒤인 2023년 5월 22일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테마주’로 주목받았고 주당 1000원대였던 가격은 2개월 만에 5000원대로 폭등했다. 이 회장은 이 기간을 포함해 6~9월에 삼부토건 주식 76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렇게 번 돈은 법인 운영 자금과 관계사 대여금 등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이같은 주가조작 정황을 포착해 조 전 회장과 이 회장 등 5명 피고인과 3개 법인을 고발 조치했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모두 없는 상황인데도 재건 포럼을 계기로 주가를 띄웠다고 봤다.

특검은 조 전 회장 등이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김건희 여사를 통해 호재를 누릴 수 있다고 기대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 등 13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오는 10일 이일준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이후 압수수색 및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조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 범위를 넓혀나갈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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