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영달 우선시하는 모습 유감”
권영세 “당 내분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
野, 새 혁신위원장 선임할 듯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며 띄운 ‘인적 청산’으로 당내 분열이 점화됐다.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대화 내용을 폭로하며 안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옛 지도부와 인적 청산을 주장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내홍을 지속할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를 밝힌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권 전 원내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어제(7일)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하며 저와 권 전 위원장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면서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특히 권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월 30일 안 의원이 사무실로 찾아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당시 안 의원은 혁신위 비전을 여의도연구원 개혁과 정책 쇄신에 두겠다고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면서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은,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면서 “혁신을 운운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연합뉴스
권 전 비대위원장도 “보수를 혁신해서 재건하는 노력을 해도 부족할 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지도자가 된다면 우리 당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혼란스러운 내분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전날 혁신위원장 사퇴를 밝히면서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 인선과 대선 중 정치적 책임이 있는 두 명에 대한 인적 청산과 관련해 지도부와 이견을 보여 사퇴를 결정했다. 안 의원이 언급한 두 명은 권 전 원내대표와 권 전 비대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사퇴 기자회견 직후 “(인적 쇄신은) 많은 국민이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인적 쇄신으로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지지를 조금씩 받을 수 있는 혁신이 계속돼야 한다”면서 “혁신위를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패하고 당에 더 큰 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내분은 지도부와 쇄신파를 중심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혁신위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박은식 전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 “통보도 없이 기사로 혁신위원이 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면서 “현 비대위의 결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사퇴한 안 의원을 대신해 새 혁신위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안타깝고 당혹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선비즈
송복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