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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글로벌 공급망관리 경쟁력 강화 전략과 실행은 기업 생존의 중요한 성공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에서 연결·통합되고 국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구축되고 운영돼 왔다. 하지만 미래는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가속화될 것인가’, ‘세계화는 다시 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탈세계화가 가속화된다면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은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경쟁력 강화 전략과 실행은 기업 생존의 매우 중요한 성공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세계화 시대는 다시 올 것인가

세계화로 구축됐던 글로벌 공급망은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 조치, BMW와 VW의 ‘자동차용 고내열 전선(Wiring Harness)’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사례들이 그 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획기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낮으며 고불확실성과 저성장 추세에 다라 개별 국가와 지역의 전략은 자국 중심과 공급망 디커플링(De-Coupling)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각국은 세액공제, 보조금 지원 등의 차별적 혜택 제공을 통해 자국 경제 부흥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보호법을 발의하고 있다. 미국은 인프라투자법(IIJA),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미국 및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의 제조에 한정된 혜택을 제공하고 자국 물품 조달 확대 및 해외 조달 감축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중국제조2025, 자국산업보호·육성법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자국 중심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외보조금 규정과 리파워EU(repowerEU)법을 통해 제3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따른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고 탄소중립 및 녹색성장 비전하에 EU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탈세계화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30년간 국가 간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대응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팬데믹 이후 이어진 전쟁은 국가 및 지역별 각자도생 흐름을 가속화시키며 탈세계화의 지속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세계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영향은?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에 5가지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 지정학적 위험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전쟁 및 국지적 긴장 국면은 공급망 혼돈을 야기하고 에너지 및 식량 가격 급상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의 물리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2023년 6월 우크라이나 카나우호 댐의 폭발 및 붕괴로 국제 밀 가격이 5월 말 대비 7% 이상 상승했고 전황 전개에 따른 추가적인 원자재 수급 차질 발생 등으로 핵심 원자재 수급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 경제 국수주의(Nationalism)다.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하에서 선진국 주도의 경제 국수주의 목적의 규제 시행 배경에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리쇼어링(Reshoring)을 통한 자국 경제 부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이 있다. 향후에는 지속되고 있는 국제 및 국내 경제성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지출의 세수 보충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될 것이다.

셋째, 핵심 자원의 무기화다.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글로벌 생산지가 편중되어 있고 해당 광물의 부존, 생산, 가공이 특정국 중심으로 편중돼 높은 수입 의존도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 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와 미보유국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 고민은 높아질 것이다.

넷째,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 시대의 도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국의 리오프닝(Re-Opening)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대체 공급망 발굴이 중요해졌고 중국 내 악화된 기업 환경으로 인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체 공급망 후보지가 떠오르고 있다. ‘알타시아(Alternative Asia)’는 전 세계적인 탈중국화 기조 속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적 아시아 공급망(Alternative Asian supply chain)’으로 베트남(전자제품), 태국(자동차·포장식품), 필리핀(의류·포장식품), 싱가포르(반도체·헬스케어), 인도네시아(기계·석유화학) 등 글로벌 공급망 이동이 중국에서 알타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다섯째, 정부 및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규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EU는 탄소국경제도 및 공급망 실사법 제정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서 기업의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실제 거래 배제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탈탄소화 지연 시 기업은 세금과 관세의 증가, 공급사슬에서의 퇴출 등 비용 상승과 리스크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내 ‘인권’에 대한 책임 또한 법제화돼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미래 글로벌 공급망 3대 전략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미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위한 3가지 핵심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가치사슬 환경에 부합하는 글로벌 운영 구조를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저비용 국가(LCC) 중심의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형태의 생산-판매 체인이 중심이었으나 앞으로는 고비용 국가(HCC)에도 고용 및 판매 확대를 위해 생산거점 분산이 필요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TSMC는 내외부적 유인에 따라 주요 수요국인 HCC(HBM Centric Computing) 내 신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는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3나노 반도체 공장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에는 자동차, 산업용 기계, 가전 등의 수요 대응을 위한 공장을 착공해 2025년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독일 내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둘째, 공급망 채찍효과(Bull-whip Effect)를 감지할 수 있는 예측력 강화를 통해 E2E(End to End) 가시성(Visibility) 확보가 필요하다. 전공정(Upstream)부터 자사, 후공정(Downstream)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함으로써 리스크 발생 전에 대비가 가능하다.

도요타는 다차 협력사까지 정보 연계 수준을 높여 공급망 리스크 센싱 범위를 확대하고 조기 인지 및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지진과 태풍 발생 이후 부품 조달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해 ‘레스큐(RESCUE)’ 시스템을 기반으로 외부 대체 생산 및 운송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외 지역에서는 중국 톈진 공장 생산 중단 이슈가 발생하자 주요 부품들을 광저우와 태국 등 인근 거점에서 대체 생산했다. 이 과정에서 대체 생산거점 파악 소요 시간이 기존 대비 70% 단축됐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시장의 다양한 소스로부터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분석해 후공정 예측으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셋째, 사전 대안이 마련된 회복 탄력성 확보다. 발생 가능성이 큰 리스크에 대해 사전 포석을 준비하고 구조적 전환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일시적이거나 다수의 글로벌 공급망 관련 이벤트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실행 체계를 통해 즉시 대응력이 요구된다.

애플은 반도체 및 전기차(EV) 등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광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원 부국의 수출 제한으로 조달 탄력성이 둔화될 리스크를 감지하고 제품 소요 14종의 핵심 소재(코발트, 희토류 등 포함)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2035년까지는 100% 재활용 소재 사용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W는 지정학적 및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료, 에너지, 물류 비용의 급등과 공급망 소싱 운영 비용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 내 배터리 핵심 소재(리튬 등) 채굴 잠재성과 미국 시장 근접성 등을 고려해 EV 공장 및 배터리팩 생산에 약 8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도요타는 반도체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 공급망 운영체계 마련”을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리스크가 높은 부품을 사전 식별해 재고 보유 및 대체품 확보에 필요한 1500여 개의 부품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모델별·부품별 물량 할당을 통한 협력업체와의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사와의 공동계획 및 예측, 운영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을 통해 공급망 정보 공유 및 협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결국 미래 글로벌 공급망 변화 동인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할지를 중심으로 중장기 전략 수립과 단기 실행방안 마련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준희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AT커니 파트너, 로쉬 안전리더십연구원 부대표)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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