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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사업서 SK하이닉스에 3배차 ‘완패’
안팔리는 HBM, 재고만 쌓여간다
2분기 파운드리·시스템LSI 적자 2.5조원 추정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실패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반등 가능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부진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HBM과 고성능 D램을 필두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만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4세대 HBM(HBM3) 이후 모든 세대의 HBM 제품군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시장 주도권을 내준 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부가 약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가 약 2조5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사업 수익성만 3배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HBM 사업 전략, 완전한 실패… “DS 영업익 1조 못 넘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1%, 55.9%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6조30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 2분기 예상 영업이익 눈높이를 2조원가량 급격하게 낮춰왔으나 실제 성적은 이보다 더 저조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HBM 사업 전략의 실패로 보고 있다. 특히 최첨단 HBM 제품인 5세대 HBM(HBM3E) 공급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며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투자를 밀어붙였지만, 기대보다 성과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업계 ‘큰손’인 엔비디아향 공급이 미뤄지면서 매출 감소와 재고 비용 상승이 악재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스마트폰 사업이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HBM 매출 감소와 첨단 공정의 후행적 비용 반영, 파운드리 가동률 저하 등의 결과로 반도체 실적 둔화가 뼈아팠다”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는 “HBM은 전분기에 이어 5~6억Gb 수준의 아쉬운 출하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부터 진행돼온 의욕적 생산 계획에 따라 올해에는 부진 재고 등 후행적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사향 인증이 3분기 말로 지연되면서 2분기 삼성전자의 HBM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반기 HBM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삼성이 HBM3E 12단을 인증하는 시점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차세대 제품인 HBM4 12단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 번째 공급자로 진입하는 것은 (삼성에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흑자 전환이 예상됐던 낸드플래시 역시 적극적인 감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3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과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려 범용 낸드에서의 적자를 상쇄하고 있지만, 삼성의 경우 여전히 범용 낸드 시장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1분기에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도 적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두 사업부의 합산 적자 규모가 2조3000억원, DS투자증권은 파운드리 사업부만 2조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닌텐도 스위치2를 비롯해 일부 구형 공정 라인에서 굵직한 수주를 따냈지만, 3·5나노 등 첨단 공정에서는 여전히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전망도 암울…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HBM 격차 벌어진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연합뉴스

올 하반기도 이렇다 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2분기로 예상됐던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제품 인증이 3분기 말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세대 제품인 HBM4 역시 경쟁사보다 인증 과정이 지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d1c) 기반 HBM4로 전세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채민숙 연구원은 “1c 기반의 HBM4의 경쟁력은 아직 확인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3E 진입 시점부터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확연히 뒤처지는 매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엔비디아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분기 예정됐던 엔비디아 인증이 3분기 말로 미뤄졌다는 것은 사실상 1년 넘게 답보 상태에 있었던 삼성의 HBM 사업이 선발 주자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당장 추격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이미 최첨단 공정인 3나노 물량이 모두 대만 TSMC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연내 2나노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당장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TSMC의 2나노 수율이 60% 이상을 확보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여전히 30~40%대에 머물고 있고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경우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최대 매출처인 D램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D램 가격 추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에는 가격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DDR4 D램의 수명이 다해가면서 재고 비축 수요, 관세로 인한 풀인 영향이 그나마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DDR5 D램 가격 프리미엄이 축소되면서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통해 D램, HBM 시장에서 반전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10나노 6세대 D램 개발 완료 자체는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공정 개발 완료 자체만으로는 이후 대량 양산 과정에서의 수율 및 품질 확보 여부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술 경쟁력 회복에 대한 확인은 3분기를 지나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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