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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기대했던 코스알엑스 부진
글로벌 시장서 가격 올리며 소비자 외면 받아

LG생활건강, 뷰티 영향력 축소
에이피알에 화장품 대장주 자리 내줘
사진=최수진 기자
‘뷰티 맏형’, ‘화장품 황제주’…. 5년 전만 해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K뷰티 그 자체였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아이콘이자 국내 증시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기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이들을 K뷰티 대표로 인식하지 않는다. ‘맏형’이라는 표현도 사라졌다. 인디 브랜드가 글로벌 뷰티 시장을 주도하고 새로운 유행까지 만들어낼 동안 이들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뒤늦게 새로운 브랜드를 인수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 몇 년 새 달라진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이들의 수식어는 ‘화장품 회사’가 아닌 ‘생활용품 회사’로 바뀌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외국인 지분 줄어들고 시총 추락아모레퍼시픽은 한때 ‘외국인이 사랑한 종목’이었다. 2010년대에는 외국인 지분율이 40%를 돌파하기도 했다. 면세 사업과 중국 중심의 해외 사업이 고성장하면서 모든 관심이 아모레퍼시픽으로 쏠린 결과였다.

2025년 7월 1일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은 23.36%로 떨어졌다. 1년 전인 2024년 7월 1일 지분율(30.20%)과 비교하면 약 7%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 변화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K뷰티 강자로 꼽히는 기업들과 대조된다. 실제 한국콜마의 외국인 지분율은 40%에 육박한다. 6월 30일 기준 39.99%다. 1년 전(30.18%)보다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32.40%에서 35.50%로 늘어났다.

시가총액 순위도 추락했다. 10년 전인 2015년 4월 17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86만원을 돌파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22조200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를 밀어내고 6위에 등극한 것. 이듬해 5월 18일에는 시총 5위로 올라섰다. 액면분할 일주일 만의 성과였다. 당시 시총은 25조원으로 현대모비스(23조원)를 2조원 가까이 앞섰다. 화장품 회사가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였다. 2025년 아모레퍼시픽의 시총 순위는 71위다. 시가총액은 8조4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 대장주 자리에서 내려온 LG생활건강LG생활건강은 화장품 대장주 타이틀도 뺏겼다. 그간 LG생활건강은 1위인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최근 화장품 기업 에이피알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LG생활건강의 7월 1일 기준 시가총액은 5조56억원, 코스피 순위는 93위다. 같은 기간 에이피알의 시총은 5조8664억원이며 코스피 순위는 85위다. LG생활건강을 8계단 앞선다. 에이피알 상장 1년 3개월 만의 변화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2021년 7월 178만원을 돌파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최근 30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1년간 3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과 인디 브랜드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봤다. 이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K뷰티라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며 “인디 브랜드의 빠른 속도를 LG생활건강이 단기에 추격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K-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고성장을 이끈 마케팅 노하우를 이길 만한 전략도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반전이 없다면 당분간 점유율 역전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 원인은 ‘핵심 브랜드 매출 부진, 변화 대응 실패’아모레퍼시픽의 입지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브랜드의 매출 부진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핵심 브랜드는 코스알엑스’다. 2023년 9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기초화장품 중심의 브랜드다. 지난해 2분기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실적에 편입됐다. 북미·유럽 등에서 인지도가 높아 아모레퍼시픽의 서구권 해외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올해 2분기에는 최근 코스알엑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2분기 코스알엑스 매출은 1140억원, 영업이익은 310억~320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영업이익은 25% 떨어지는 셈이다.

코스알엑스는 1분기에도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매출은 100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영업이익은 절반가량 줄었다. 미국 온라인 채널 성장이 둔화하면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스알엑스의 역성장은 북미와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다. 실제 올해 초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왜 코스알엑스 가격이 이렇게 뛰었냐”라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하룻밤 사이에 2배로 뛰었다면서 그 이유를 묻는 글이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20%대로 올라섰지만 고객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가격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브랜드를 찾아야겠다’, 비슷한 브랜드를 추천해달라’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4~5년 전만 해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는지, 어떤 브랜드를 어디 시장에 내놓는지 등이 최대 관심사였다”며 “그런데 이제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인디 브랜드가 해외에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들의 전략을 더 알고 싶어 한다. 트렌드, 영향력 그 어느 것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나마 낫다. LG생활건강은 뷰티 회사가 아닌 생활용품 회사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의 주요 사업부문은 △뷰티 △생활용품 △식음료 등으로 나뉘는데 뷰티 매출 비중은 42%(올해 1분기)에 그친다. 주가가 가장 높았던 2021년 1분기에 뷰티 매출 비중이 5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비중도 69%에서 41%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문제는 대응이 느리다는 점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은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는 뷰티 브랜드가 없다. 2023년 색조 인디 브랜드 힌스를 인수하는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LG프라엘 양수도 뒤늦은 결정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LG전자가 운영해온 미용기기 브랜드 LG프라엘을 양수했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R&D) 노하우를 미용기기에 접목하겠다고 밝혔으나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이미 선점 경쟁이 끝난 상태다. 업계 1위인 에이피알이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듀얼소닉(지온메디텍), 마데카프라임(동국제약) 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망도 밝지 않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은 1조7300억~1조7400억원, 영업이익 1200억~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영업이익은 15~2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하회할 전망이다. 내수 부진으로 전체 매출 성장은 제한적이면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마케팅이 확대돼 수익성은 악화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국내 입지가 지속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성과가 아쉽다”며 “LG전자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LG프라엘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당장 국내에서 성과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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