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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영업익 4000억원 안팎 추정… 94% 급감
반도체 HBM 부진·파운드리 쇼크가 결정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삼성전자가 올 2분기(4~6월)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이 예상보다 더 부진했고, 적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기대됐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여전히 2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난 탓이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1%, 55.9%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6조30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 2분기 예상 영업이익 눈높이를 2조원가량 급격하게 낮춰왔으나 실제 성적은 이보다 더 저조했다.

AI 랠리서 나홀로 실적 쇼크... HBM·파운드리 부진에 발목
2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4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이 개선되던 작년 2분기(6조4500억원) 대비 94% 가까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HBM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야 할 HBM의 매출이 오히려 전 분기 대비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주 고객사 품질 인증과 수주 모두 요원한 상황”이라고 했다.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큰손’ 엔비디아에 HBM3E(HBM 5세대) 12단 납품을 제때 하지 못하면서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악화했다.

HBM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은 2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첨단 공정에서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작년 4분기부터 매 분기 조단위의 적자 행렬을 이어오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도 가격이 하락하며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반도체는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6월 이후 가파르게 하락한 원·달러 환율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사업은 재고자산 평가에 따른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사와 순차적으로 평가 및 출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은 첨단 AI 칩 판매 제약과 가동률 저하로 부진했으나, 하반기 수요 회복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유일하게 선방한 부문으로 꼽힌다. 갤럭시 S25 엣지 등 신제품 출시 효과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스마트폰 사업은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2분기 갤럭시 스마트폰 출하량이 5600만대를 기록해 기대를 소폭 웃돌았다고 봤다.

생활가전 사업은 2분기에도 수요 부진과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1000억~3000억원 선에 그친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000억~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분기보다는 개선된 성적이지만 작년 동기(1조원)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반등 전망 나오지만… “HBM 상황 비우호적”
전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엔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연됐던 HBM 공급이 본격화하고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부문의 성수기 효과가 더해져 영업이익이 8조원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 사업은 AMD 같은 주요 고객사를 상대로 판매가 늘어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4조원 초반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엑시노스 판매 증가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하반기 실적을 마냥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HBM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데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반도체·IT 기기 수요 둔화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인증할 시점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다음 세대 제품인 HBM4 12단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쟁사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세번째 공급자로 뒤늦게 진입하는 건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관세로 인한 선주문 수요 영향이 사라져 D램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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