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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서 회계인력·사무실 공유
조성옥 일가 ‘페이퍼컴퍼니’ 총동원
더코디, 올해 4월까지 회계직 채용
내부자 “사실상 한 회사처럼 움직여”
특검, 김건희·이종호 연결고리 수사
6일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더코디 본사 전경. 휴스토리는 올해 4월 회계 담당 직원 채용 공고에서 근무지를 더코디 본사로 명시했다. 채민석 기자

[서울경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휴스토리(옛 루트원플러스)에 이어 또 다른 배후로 지목된 더코디(옛 코디엠)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검은 두 회사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일가와 긴밀히 연결돼 핵심 인력과 사무실을 공유하고 여러 페이퍼컴퍼니(유령 회사)를 통해 조직적인 주가조작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 ‘주가조작꾼’으로 알려진 조 전 회장의 아들 조원일 씨를 중심으로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공모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휴스토리와 더코디는 최근까지도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서 핵심 인력과 사무실을 공유하며 사실상 한 조직처럼 운영됐다. 실제로 휴스토리는 올해 4월 회계 담당 직원 채용 공고에서 회사의 공식 주소지인 충북 음성군가 아닌 더코디 본사가 있는 천안 백석동을 근무지로 명시했다. 서류상으로는 별개의 법인이지만 내부 자금 관리와 주요 의사결정이 사실상 통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의 긴밀한 연결고리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의심받아 왔다. 휴스토리가 더코디의 자회사였던 에이치엔티 소유의 충북 음성 공장 부지를 임차해 사용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더코디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에 “휴스토리와 더코디가 사실상 하나의 회사라는 건 내부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두 회사 오너 일가도 동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삼부토건과 긴밀히 얽히게 된 배경에는 조성옥 전 회장 일가가 있다. 휴스토리는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2022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최대주주(지분율 3.17%)였고 현재는 크레센이라는 회사가 지분 95.19%를 보유하고 있다. 크레센은 조원일 씨가 라임자산운용 사태 당시 시세조종에 활용한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져 있다. 또 휴스토리는 2023년 2월 삼부토건 최대주주가 디와이디로 바뀔 때 이석산업개발 등과 함께 삼부토건 주식을 매각했다. 특검은 이 거래에서 석연치 않은 자금 흐름을 포착해 이달 3일 디와이디와 이석산업개발을 압수수색했는데,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던 휴스토리도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더코디 역시 삼부토건을 둘러싼 복잡한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더코디는 지난 2021년까지 에이치엔티와 휴림로봇 등을 통해 삼부토건을 간접 지배한 코스닥 상장사다. 더코디가 전환사채(CB) 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마린원개발은 휴스토리 대표를 지낸 조 전 회장의 배우자 박란희 씨와 더코디 대표 출신 최현준 씨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부토건의 최대주주가 자주 교체되고 지분율이 급변한 현상을 전형적인 주가조작 패턴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4월 당시 최대주주는 휴스토리(지분율 3.17%)였으나 2023년 2월 이일준 회장이 이끄는 디와이디(지분율 8.85%)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휴스토리는 2022년 7월 디와이디의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지분율을 5.81%까지 끌어올렸다가 불과 한 달 뒤인 8월부터 대량으로 매각해 0.75%까지 급격히 낮췄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지분 변동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최대주주를 빈번히 교체하거나 지분을 분산시켜 공시 의무를 회피한 뒤 특정 시점에 집중적인 거래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러한 지분율 변동 과정에 조 전 회장 일가가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은 2021년 9월 공식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9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녹취록에서 여전히 ‘삼부토건 회장’으로 언급됐다. 더코디와 휴스토리의 연계 정황이 드러나면서 조 전 회장 일가가 배후에서 실질적으로 관여한 회사들이 상당수 더 존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검은 이들 회사 간의 자금 흐름을 정밀하게 추적해 부당이득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김 여사가 주가조작 과정에 실제로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2023년 5~6월 회사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허위로 홍보해 주가를 부풀리고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여사가 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관련자이자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인 이종호 전 대표가 주가 급등 직전인 5월 14일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실제로 이 메시지가 나온 직후 김 여사는 같은 달 우크라이나 영부인을 만났고 삼부토건 임원들은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삼부토건의 주가는 2023년 5월 10일 1038원에서 같은 해 7월 17일 최고 5010원까지 두 달 만에 5배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그간 금융당국 조사 수준에 머물렀을 뿐 강제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 다른 주요 수사에 비해 진척이 더뎠다. 김건희 특검은 이달 3일 삼부토건 본사와 최대주주인 디와이디, 이석산업개발 등 회사 6곳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의 자택 등 주거지 7곳을 포함한 총 13곳을 압수수색했고 다음 날에는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달 9일과 10일에는 각각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와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에 대한 소환이 예정돼 있다. 현재 김 여사와 조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이종호 전 대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조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소환 일정은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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