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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고위 외교관 “북한식 찬양 대비”
TV 생중계 감안 돌발상황 준비해야
“순조로운 회담 기대 버리라” 조언
지난 5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 장면. 트럼프가 관련 기사 뭉치를 보여주면서 ‘남아공 백인 주민 학살’ 의혹을 언급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이후 정상외교에서 공개 면박을 주는 일이 반복되자 국제 외교무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정상회담은 마치 TV 쇼처럼 진행된다. 트럼프를 상대할 때는 예측 불가능한 아이를 다루듯 신중히 접근하되 공개 반박은 자제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상회담 준비 경험이 있는 전직 고위 외교관들은 6일(현지시간) CNN에 “지금 트럼프 백악관은 복싱 경기장이나 TV 세트장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상들은 외교적인 주짓수, 도발, 심지어 북한식 찬양에 정신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제라르 아로 전 주미 프랑스대사는 “공개석상에서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해선 안 된다. 그는 체면을 구기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과거 백악관 정상회담은 예의 바른 외교무대였지만 이제는 프로레슬링 경기장에 들어가듯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뒤 “대단한 TV 쇼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남아공 백인 주민 학살’ 의혹 관련 영상을 틀고 기사 뭉치를 건넸다. 상대국 정상에게 대놓고 면박을 주는 모습에 세계 각국이 충격을 받았다. 아르투로 사루칸 전 주미 멕시코대사는 “외교적 파괴 행위이자 의도적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재선 후 한층 더 거리낌 없이 권한을 행사하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 호키 전 주미 호주대사는 “훨씬 더 거래 중심적이며 협상가로서도 더 무시무시해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와의 회담에선 TV 생중계를 염두에 두고 돌발변수를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루퍼스 기포드 전 국무부 의전장은 “회담이 순조로울 것이란 기대는 버려야 한다. 트럼프는 외국 정상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아로 전 대사는 “진심으로 감사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백악관엔 북한식 찬양 분위기가 있다. 트럼프가 마음껏 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전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트럼프에게 반박하는 게 위험할 수 있지만 반드시 손해만 보는 전략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미치광이 전략’은 동맹국을 상대로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트럼프 요구대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굴욕을 맛봤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미국과 광물협정을 맺었다. 다만 BBC는 적대국에는 미치광이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관련해 통화했지만 “매우 실망했다”며 좌절감을 나타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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