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철수, 최고 수준 조치 요구했지만
송언석 “당에 절차라는 게 있어” 거절
안, 혁신위 인선 발표 20분 만에 사퇴
사진=최현규 기자

국민의힘이 야심 차게 띄운 ‘안철수 혁신위원회’가 시작도 못 한 채 좌초됐다. 인적쇄신 방안을 둘러싼 안철수(사진) 의원과 당 지도부 간 충돌이 발단이 됐다. 안 의원은 ‘쌍권’(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전 원내대표) 지도부를 겨냥해 출당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요청했지만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절차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6·3 대선 참패 후 국민의힘은 약속한 당 쇄신은커녕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안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는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며 전격 사퇴했다. 당 비대위가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한 지 20여분 만이다. 안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선 후보 교체 사건을 거론하며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난 대선 기간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두 분”이라고 지목했다. 사실상 ‘쌍권’ 지도부를 의미한다. 그는 지난 주말 송 비대위원장과 만나 이들에 대한 최고 수준의 조치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송 비대위원장은 “당에 절차라는 게 있다”며 “대선 백서 작업을 통해 사실관계를 정리한 이후 문제가 발견되면 그때 책임 소재를 물어도 늦지 않다”고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 인선 역시 합의되지 않은 당의 일방적 발표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비대위는 혁신위원 6명 중 최형두 의원 등 5명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이 가운데) 최소 1명은 제가 합의해준 바 없다”며 “혁신위원 인선이 완료될 때까지 인사 안건이 비대위에 올라갈 줄 몰랐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안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당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사전작업을 펼친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초 안 의원이 ‘쌍권 청산’을 혁신위 전제조건으로 내건 적도 없고, 인적쇄신과 결부될 수 있는 백서 태스크포스(TF) 권한도 결국 안 의원에게 넘겼다”고 반박했다. 인선에 대해서도 “3명은 안 의원이, 나머지 3명은 협의해 정하기로 했었다”며 “협의 대상 중 2명에 대해 합의가 돼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도 “안 의원의 갑작스러운 결정이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 선거 간판 공약으로 내세웠던 혁신위의 붕괴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전당대회까지 한 달 남짓 남은 탓에 후속 혁신위를 꾸릴 동력도 마땅치 않다. 당내에선 후보마다 혁신과제를 앞세우는 ‘혁신형 전당대회’ 등이 거론된다. 혁신위 인선부터 비대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구조에서부터 파행을 잉태했다는 평도 나온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823 외식 소주 가격 열달만에 올라…맥주도 7개월 만에 상승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22 "中서 대학 자율성 부러워할 줄이야"…딥시크 탄생의 힘 [창간기획-평화 오디세이]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21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 MZ세대의 불신 잠재울까?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20 "못 버틸 것 같아, 사랑해"…텍사스 폭우 속, 아버지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9 "8월부터 한국에 25%"‥"미국 내 투자" 여지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8 한 달 전 봉제공장 방화 참극 뒤엔… 벼랑 끝 '객공'이 있다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7 [단독] '초·중등 교육 전문성 결여 논란' 이진숙 후보자, 두 딸도 미국서 조기 유학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6 ‘전세사기 후폭풍’ 올해 서울에 준공된 빌라 1800가구 뿐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5 캠프 참가 어린이 27명 주검으로…美 텍사스 홍수 사망자 91명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4 전국 무더위 속 곳곳 소나기…낮 최고 36도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3 백악관, 한·일 관세 서한 먼저 공개한 이유에 “트럼프의 선택”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2 韓 고위급 방한 중 관세 유예 ‘3주 연장’…산업부 “협상 박차”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1 "미루다 동력 떨어질라"... 검찰개혁 가속페달 밟는 민주당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10 "아빠 저를 때리지 마세요" 8년의 학대···아이는 직접 112에 신고해야 했다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9 전 며느리 요리에 독버섯이…시댁 3명 숨진 비극, 배심원단 “살인 유죄”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8 밸류업하고 임직원 상여 주고…세방, 자사주 14억 원 처분[마켓시그널]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7 [속보] 트럼프 “韓에 8월1일부터 25% 상호관세 부과”…사실상 협상 연장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6 尹 "철문 너무 쉽게 열려" 질책… "총 보여줘" 위력 경호 지시도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5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vs“정족수 채워지는 대로···” 미리 보는 윤석열 구속영장 심사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04 “이래도 오른다고?”…집값, 절반이 ‘상승’에 손 들었다 [S머니-플러스] new 랭크뉴스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