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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나노 도입 미루고 2나노 ‘선택과 집중’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 美 테일러 공장도 가동 눈앞
“대형 고객사 유치 못하면 적자 감당 못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난 수년간 5나노(nm ·10억분의 1m), 3나노 등의 공정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내년 첨단 칩 시장을 주도할 2나노 공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연내 2나노 공정 수율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형 고객사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까지 가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낮은 가동률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설립 이후에도 대형 고객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 적자 규모가 전체 영업이익을 잠식하는 수준까지 불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지원TF를 비롯해 삼성글로벌리서치 등이 진행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그간 DS(반도체)부문 경영진과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1나노대 공정 투자 대신 2나노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처가 아직 위험 부담이 큰 1나노대 공정보다는 2나노대 공정을 2~3년 이상 주력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고객사와 협력과 네트워크에 적극 투자하면서 2나노 공정 수주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5나노, 3나노에서 약속한 성능과 수율을 맞추지 못하며 잃은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열린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연례행사인 ‘세이프(SAFE) 2025’에서 고객 수요 전망이 불투명한 1.4나노 도입은 미루고 2나노 공정에 집중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관건은 수조원의 투자금이 들어가는 미국 테일러 공장이 본격적으로 셋업되기 전에 2나노 공정 수율을 안정화하고 현지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퀄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약점을 보여온 빅칩(서버용 칩 파운드리) 시장에서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을 따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2나노 공정 수율을 6개월 내 60~7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고객사들이 원하는 성능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에 삼성 파운드리의 명운이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TSMC에서 21년간 재직한 마거릿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을 삼성전자 미주법인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미국 빅테크 고객사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 부사장은 TSMC에서 북미 비즈니스와 고객 대응을 이끌었고 인텔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글로벌 외부 생산 소싱 및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수석이사를 지낸 바 있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은 기존 3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12%, 전력효율성은 25%가량 향상된 기술이다. 업계는 현재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수율을 30% 이하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이전보다는 향상된 초기 수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양산 단계에서 경쟁사인 TSMC의 칩과 대등한 생산성과 성능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SMC의 경우 현재 60% 수준의 2나노 공정 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최근 복수의 잠재 고객사와 2나노 공정에 대한 양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지난해 일본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PFN의 2나노 칩 양산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에는 퀄컴에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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