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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어린이 2명이 숨지고 다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과 경찰 등 관계기관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최근 화재로 어린 아이들이 잇달아 사망한 가운데 이들 화재 사건의 공통점은 ‘멀티탭’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부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8살과 6살 자매가 숨진 아파트 화재는 스탠드형 거실 에어컨이 연결된 2구짜리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멀티탭의 피복이 벗겨진 단락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멀티탭에는 에어컨과 함께 실외기도 함께 꽂혀 있었다. 고전력 전자제품을 하나의 멀티탭에 꽂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화재가 난 멀티탭이 어떤 제품인지, 정격 용량은 적정했는지 등은 불에 타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달 24일 새벽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자매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도 거실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관기관 합동 감식 결과 멀티탭에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 전선이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화재로 숨진 자매가 다닌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부산의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2만3547건의 화재 중 29.6%에 달하는 6971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이 같은 수치는 ‘부주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최근 5년 사이 콘센트로 인한 화재는 증가 추세다. 지난 2020년 396건이었다가 2022년 435건, 지난해 504건으로 5년 만에 27%가량 증가했다. 콘센트에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 최대 허용 전력량을 초과하면 전선이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멀티탭을 사용할 때 소비전력,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러 전자기기를 연결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부산소방본부는 오는 10일 ‘멀티탭 발화 위험요인 검증 및 안전대책’을 주제로 화재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에 따른 발화 가능성, 정격용량 미충족 콘센트 사용 시 과전류 여부, 꼬인 상태 혹은 헐거운 체결 상태 등 부적정한 사용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점검한다.

국민일보

한명오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