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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내부 산소 측정 않고 산소 마스크도 안 써
맨홀 사고 작업자 수색 모습. 인천소방본부 제공

지난 6일 인천에서 맨홀 작업 노동자 2명이 숨지거나 다친 사고는 작업 전 기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환경공단(이하 공단)은 7일 “사고 당일 작업자 3명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작업자가 맨홀에 들어가기 전 산소 농도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맨홀 안 작업을 하려면 산소 농도가 18%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또 이날 작업은 2인1조 근무와 산소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1명이 맨홀 내부로 들어가고, 다른 1명은 맨홀 외부에서 작업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작업자는 신호수 1명과 장비 작업자 등만 있었다. 이동훈 인천계양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도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ㄱ씨는 발견 당시 가슴 장화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산소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단 쪽은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전문가가 아니었다. 업체 대표의 친척 등이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고용된 정황도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가 난 작업은 공단이 한국케이지티콘설턴트과 ‘하수관 지아이에스 데이터베이스 구축 용역’ 계약한 것인데, 원청인 한국케이지티콘설턴트는 제이테크와 하도급 계약을 했다. 제이테크는 또 다른 업체인 엘에스(LS)산업에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하도급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사고 당일 맨홀에 먼저 들어간 작업자 ㄱ(52)씨는 내부에 가스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올라와 “가스가 있다”고 외쳤지만, 직후 맨홀 내부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다른 작업을 하던 작업자 ㄴ(48)씨가 ㄱ씨를 구조하기 위해 맨홀 내부로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었다. ㄴ씨는 구조돼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ㄱ씨는 7일 오전 10시49분께 맨홀 내부 하수도관과 연결된 굴포하수종말처리장 슬러지 정화 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단 관계자는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아이에스(GIS) 데이터베이스 구축 용역 작업은 도로에서 하는 것이 있고 맨홀 안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있다. 이 중 맨홀 안의 위험한 작업에는 발주처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하는데, 이번 작업은 보고 과정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노동자들이 유독가스에 중독돼 이번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며 안전수칙 준수와 불법 하도급 관련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수사할 계획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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