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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화자찬'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만의 기자회견 후 국민의힘 한 줄 평입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원내대표]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빠른 자화자찬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치권 용어는 신선한 게 별로 없습니다.

3년 전 2022년 8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 백일 기자회견 후 더불어민주당도 그랬습니다.

[조오섭/더불어민주당 대변인(2022.8.17)]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습니다."


'자화자찬(自畵自讚)' - 자기가 그린 그림을 자기가 칭찬하다.

말은 같으니 실제로 그림은 어떻게 그렸을까를 가지고 따져볼 판입니다.

2022년 기자회견 즈음 윤석열 정부 국정지지율은 20%대였습니다. 이재명 정부 국정지지율은 6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그림을 다르게 그리고 있는 건 명쾌합니다.




2. "이건 맛뵈기 정도다"

대통령은 웃음이 많았습니다. 농담으로 분위기를 리드하기도 했고 기자들에게 친분을 드러내면서 친밀감도 보이려 했습니다.

무엇보다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추첨을 통해 조율 없이 즉각적으로 질문을 받는다는 형식은 어느 질문에 대한 답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수요억제책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 이건 '맛뵈기' 정도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리고요."


대통령은 뜨거운 현안인 부동산 대책 관련해 "이건 맛뵈기 정도다"라고 했습니다. 코스요리는 얼마나 또 무엇이 있는지 시장엔 강렬한 신호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새 정부의 국정 장악력과 대응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을 지낸 행정가 출신의 대통령은 처음입니다. 공무원 조직을 안다며 이를 이끌었던 경험에 신뢰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공직자들 특히 직업공무원들은 지휘자, 인사권자에 따라서 움직이게 돼 있어요. 개별적 역량들을 갖고 있고 국가에 충성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기본적 소양만 있으면 결국 지휘자가 지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멈춰섰던 국가를 다시 움직여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그 배경에 국민의 선택이 있다고 했습니다. 정당성을 과시하면서 이를 다시 확인시키는 노련함으로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압도적 국회 다수 의석에 안 그래도 대통령 권한이 큰데 문제 아니냐, 그런데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게 바로 국민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활기가 넘쳤습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취임 초반 동력을 일으키고 싶으니 양해를 구하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국민들의 눈높이나 또는 야당 또는 우리 지지층 안의 기대치에 좀 못 미치는 그런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인사와 관련돼서는 우리 국민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명 대통령(4.5일제 관련 발언)]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가능하면 빨리 가고 싶어요. 정책적으로. 시점은 특정하지 못하는 점 이해하길 바랍니다."





3. "제 이야기를 너무 많이…"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 두 시간을 꽉 채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는 걸 빙자해서 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버린 것 같아서."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답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은 손을 들었습니다. 갓 한 달을 맞은 새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명함이 담긴 추첨함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가득했습니다.

내외신, 전국언론과 지역언론 기자들 15명이 질문했습니다.

대통령은 15개의 질문에 15개의 답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질문은 사실상 대통령의 답변을 이어가는 추임새로 작용했고 대통령은 질문을 포괄하거나 비슷한 내용을 아우르거나 연관된 주제로 이어가면서 말을 늘였습니다.

마지막 한두 개 질문을 앞두고 시간이 꽤 지나버린 것을 안 대통령의 소회는 "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버린…"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기자들에게 더 다양한 질문을 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들렸습니다.

놓친 질문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 가운데는 대통령이 굳이 듣고 싶지 않았던 질문들도 있었을 겁니다.

들어야 했을 질문들입니다. 위기의 시기에 국민이 선택한 권력이라는 정당성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강한 추진력의 배경이 되지만 그래서 오히려 독선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국민에게 구하는 양해가 핑계가 돼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은 경계하고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국민들이 민주당 국회의원, 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택한 것은 무지하게 좋다라는 것도 있겠지만 저쪽 말고 이쪽 이런 비판적 지지도 있죠. 우리는 그 지지의 내용을 저쪽이 싫으니까 너도 싫지만 덜 싫으니까 이런 선택이 있는 것을 저희가 알기 때문에 그것을 진짜 선호하는, 잘하네, 우리가 일을 맡길 만하네라고 생각을 바꾸도록 만들어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4.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취임 30일 기자회견의 제목입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더 잘 답하게 하기 위한 책임을 언론이 안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일입니다.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 대상으론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단상을 치우고 같은 높이로 내려와 앉았습니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최일선에서의 책임을 함께 지자는 요청입니다. 달라진 대통령만큼 기자들도 달라야 합니다.

야당이 잘 보이지 않기에 더욱 책임이 있습니다.

기자들은 더 잘 묻고 집요하게도 묻고 불편한 것도 묻고 부족하면 다시 묻기도 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두 번째 기자회견을 기대합니다.




《뉴스인사이트팀 김희웅 논설위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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