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근 기승을 부리는 ‘노쇼 사기’ 수법에 삼성그룹과 이재용 회장까지 등장했지만 이를 수상하게 여긴 장어집 사장의 기지로 큰 손해를 피한 사연이 알려졌다. 그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노쇼 사기 수법을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7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장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노쇼 사기의 대상이 될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그룹 직원들이 회식을 한다며 오후 7시에 20명 예약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예약자는 장어 20마리와 김치말이 국수 10개를 주문했다.
A씨는 손님이 밀려드는 시간대에는 예약을 받지 않으며 장사를 해왔지만 평일 낮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해 예약을 수락했다고 한다. A씨는 “(예약자가)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메뉴판을 요청해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며 “저를 안심시키려는지 장문의 문자와 명함을 보내왔다”고 적었다.
A씨가 올린 문자메시지 캡처본을 보면 예약자는 자신을 ‘삼성타운 물리보안팀’ 소속 김모 대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자를 통해 예약 시간, 인원 메뉴 등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내면서 ‘부족한 부분이나 주류 같은 경우에는 도착해서 주문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예약자는 예약 당일 오후 3시쯤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이 회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며 고급 와인을 준비해둘 것을 요구했다.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렵다며 판매 링크를 안내했다. 수백만원대의 와인을 사비로 구매하도록 유도한 뒤 잠적하는 전형적인 노쇼 사기 수법이었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예약자 명함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삼성 로고 옆에 ‘삼성타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게 어딘가 엉성했다. 또 명함에 사무실 직통번호조차 없었다. 메일 계정 역시 삼성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식 도메인이 아니었다.
A씨는 예약자에게 “그냥 딴 데 가서 회식하라고 했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희는 원래 바쁜 집이라 상관없지만 요식업 경험 없는 초보 사장님들은 조심하라”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