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학생 대상 조명-눈 피로도 실험 진행
자발적 동의·IRB 승인 여부 등 누락
이 측 “투고한 학회에 관련 규정 없어”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사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제자들의 신체를 활용해 자기 논문의 데이터를 획득하고, 인체를 실험 대상으로 할 때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지켰는지 논문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은 학생 동의를 받았고, 인체 실험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부생·대학원생을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실험에 참여시킨 것 자체가 연구윤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학계에 따르면 문제의 논문은 ‘조명의 면적 및 조도 연출 변화에 따른 피로감 평가 연구’와 ‘조명의 면적 및 조도 연출 변화에 따른 불쾌글레어 평가 연구’다. 각각 2018년 2월 한국색채학회논문집과 같은 해 3월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논문지에 실렸다. 두 논문은 부당한 중복게재 의혹(국민일보 2025년 7월 4일자 6면 참조)과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두 논문은 이 후보자가 재직하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3학년 이상과 대학원생 등 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됐다. 시각적 자극과 불쾌 반응 유발을 전제로 한 인체 실험이었다. 실험은 조명의 밝기와 면적을 변화시키며 피험자의 눈에 피로감과 불쾌감을 유도하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피험자는 이 과정에서 눈이 느낀 불편함을 7점 척도로 응답했다.

하지만 두 논문 어디에도 학생 동의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여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15조는 사람 대상 연구를 수행할 경우 IRB의 사전 심의를 받도록 규정한다. 제16조는 피험자에게 연구 목적·방법·위험·보상·개인정보 보호 방침 등을 서면으로 설명하고 자발적 동의를 받도록 한다.

이 후보자 측은 두 논문에 이런 내용이 누락된 점은 인정했다. 다만 논문 발표에 앞서 IRB 사전 심의 등 절차를 모두 이행했으나 논문을 투고하는 학회에 관련 규정이 없어 논문에 이런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논문을 투고한 한국색채학회의 경우 이 후보자가 2010~2011년, 2016~2017년 회장직을 맡았던 곳이다.

학계에선 인체 활용 실험 데이터는 논문에 투명하게 기재해 그 과정을 검증토록 하는 게 ‘상식’이라고 설명한다.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네이처, 사이언스 등은 IRB 승인번호·승인일과 피험자의 자발적 동의 여부를 논문에 기재토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동의 여부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학 연구윤리위원장은 “교수와 학생은 동의서 서명만으로 자발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 부모 동의나 제3자 입회 등 보완 절차 없이 진행됐다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학생들에게 실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경제적 보상도 했다”며 “조명과 건축의 기본 지식이 필요한 실험이라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745 [사설] 與野 경제 공통 공약은 빠르게 추진하고 쟁점 법안은 숙의해야 랭크뉴스 2025.07.08
52744 "헬리코박터 검사·치료하면 세계 위암 1천186만명 예방 가능" 랭크뉴스 2025.07.08
52743 '항암 효과 500배' 이것 충격 반전…"절대 먹지 말라" 경고 나왔다 랭크뉴스 2025.07.08
52742 ‘고교 자퇴’ 검정고시생 31년 만에 최다…공교육 위협하나? 랭크뉴스 2025.07.08
52741 기온만큼 치솟는 냉매 가격, 중국이 쥔 한국 에어컨 리모콘 랭크뉴스 2025.07.08
52740 "尹 변호인 나가자 김성훈 진술 달라져"‥'회유 가능성' 강조 랭크뉴스 2025.07.08
52739 이란 대통령 "이스라엘, 날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 랭크뉴스 2025.07.08
52738 유네스코서 '군함도 논의' 무산…한·일 과거사 표 대결 패배 랭크뉴스 2025.07.08
52737 18㎞ 상공까지 치솟았다…화산 분화에 발리 오가는 항공기 줄취소 랭크뉴스 2025.07.08
52736 진술거부권 안 쓴 김계환, ‘수사외압’ 입장 뒤집을까 랭크뉴스 2025.07.07
52735 ‘군함도’ 유네스코 의제 채택 무산…정부 한·일관계 첫 시험대 랭크뉴스 2025.07.07
52734 '살인의 추억' 이춘재 찍었다…1400번 뽑아낸 '속옷 DNA' 비밀 랭크뉴스 2025.07.07
52733 '2천도' 화덕 열기에도‥"불황이 더 무서워" 랭크뉴스 2025.07.07
52732 24번 말바꾸자 '트럼프 내성' 생겼다…관세협박 버티는 두 나라 랭크뉴스 2025.07.07
52731 [단독] 기자 선행매매 수사, ‘특징주’ 100여 개 뒤진다 랭크뉴스 2025.07.07
52730 역대급 폭염에 전력사용도 피크‥정부는 늑장 대책 랭크뉴스 2025.07.07
52729 李대통령, 與상임위원장단 만찬서 “빠른 내각 구성위해 잘 살펴달라” 랭크뉴스 2025.07.07
52728 베선트 美재무 “48시간내 여러 무역합의 발표 예정…새 제안 많이 받아” 랭크뉴스 2025.07.07
52727 美재무 "48시간내 여러 무역합의 발표…새 제안 많이 받아"(종합) 랭크뉴스 2025.07.07
52726 전권 없는 ‘들러리’ 거부한 안철수···빠르게 ‘탈윤’ 결집 전략 랭크뉴스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