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계양구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실종된 작업자를 수색하기 위해 계양소방서 119구조대가 맨홀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시설물 조사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A씨(52)는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지하시설물 측량 조사 작업을 하기 위해 이날 오전 5m20㎝ 깊이의 맨홀에 홀로 내려갔다. A씨는 맨홀 아래로 내려간 직후 “가스다”라고 외친 뒤 올라오지 않았다. 작업반장인 B씨(48)가 A씨를 구조하러 맨홀 아래로 뒤따라 내려갔다. 함께 작업에 나선 동료들은 오전 9시22분 “맨홀 안에 사람이 빠졌다”며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곧장 수색에 나선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분 뒤에 맨홀 지하에서 심정지 상태인 B씨를 발견했다. 당국은 A씨가 700m 가량 떨어진 하수처리장 방향으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중 드론 등을 활용해 수색 중이다. 김만종 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맨홀 밑에 B씨만 보였다”며 “A씨는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가 일어난 맨홀에선 질식을 유발할 수 있는 황화수소와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에서 안전 조치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용역업체의 계약관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겠다. 발주처부터 재하청 업체까지 전부 수사 선상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맨홀 등 밀폐 공간에서 작업하다 유독가스로 질식하는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선 맨홀 설비 청소 과정에서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현장에선 인체에 유해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성분이 검출됐다. 2020년 6월 서울 강남구서도 유독가스가 가득한 맨홀의 오수관을 점검하던 노동자 2명이 숨졌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가스 포화도 검사 등 예방책이 분명한데 현장 관리가 미흡할 때가 있다”며 “안전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