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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유예 8일 만료… 연장 목표 총력전
통상본부장, USTR 대표 만나 실제 방안 논의
안보실장 “협의 중요 국면, 정상회담도 의제”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고위급 통상 협상차 미국 워싱턴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 정부가 대미 관세 협상의 중대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국가별 상호관세 유예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최악의 경우 자동차와 철강에 적용되는 품목 관세를 하나도 깎지 못한 채, 4월 초 책정된 25%보다 오히려 인상된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을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통상·안보 당국 수장을 동시에 미국으로 보내 총력 방어에 나섰다.

관세 협상 거드는 안보실장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 공표한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8일 밤 12시(미 동부시간)부로 끝난다. 한국시간으로는 9일 오후 1시다. 이는 미국이 해당 기간 각 교역 대상국과 벌여 온 협상이 원칙적으로 종료된다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에어포스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일단 12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들에 서명했으며 이 서한들이 7일 발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을 상대로 일방적 관세 통보가 시작되는 셈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2~27일 미국을 찾아 미 측과 새 정부 출범 뒤 첫 고위급 통상 회담을 하고 돌아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일주일 만에 다시 미 워싱턴으로 급파했다. 그의 1차 목표는 상호관세 부과 유예 기간 연장을 끌어내 협상에 필요한 시간과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 여 본부장은 5일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상호관세 유예 시한 연장 방안을 논의했다고 산업부가 밝혔다.

여 본부장뿐만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6~8일 워싱턴을 방문한다.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위 실장은 "그간 한미 사이에 진행돼 온 통상과 안보 현안 협의가 중요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어 제 차원에서 관여(대화)를 늘리기 위해 미국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방미 의제에 “관세 협상도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물론 위 실장의 대화 상대방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회담 배석 일정이 급작스럽게 잡히며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최근 취소된 게 위 실장 방미의 결정적 이유다. 이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이 급선무이고 한미 대북 정책, 한국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현상 유지 여부 등이 그가 다룰 주요 의제다.

위성락(맨 오른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위 실장은 미국 측 인사들과 안보뿐 아니라 관세 현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뉴스1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관세 협상까지 거들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위 실장의 뒤이은 방문과 관련, “상황이 계속 급진전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통상과 안보 쪽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합하고 각자 역할을 분담할 부분은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전면 밀착 압박 수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언급에 대해 위 실장도 출국 때 “중요 국면인 만큼 모든 노력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최선은 세율 통보 대상 제외



상호관세 시행 시기는 사실상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으로 통보되는 상호관세 부과 시점에 대해 “8월 1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도 이날 “일단 7월 8일 데드라인 이후 새 상호관세율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당장 관세 시행으로 물가 인상 부담을 스스로 안기보다 '관세율 통보'로 압박 강도를 높여 협상력을 더 끌어올린 뒤 이달 말까지 3주간 협상을 거쳐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심산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유예 만료 전 협상 타결에 실패했을 때 4월보다 더 높은 세율의 상호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 대상 세율을 6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자동차 품목 관세 감면을 요구하고 미국 쌀 수입 확대에도 난색을 보인 일본을 상대로는 애당초 상호관세율 24%를 훌쩍 상회하는 35%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 입장에서의 최선은 일단 9일 상호관세 통보 대상에서 제외되고 자동차·철강 품목 관세 감면 협상 시간을 버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날 그리어 대표와의 협상에서 한미 호혜적인 제조업 협력 프레임워크 비전과 서로 공급망을 보완할 수 있는 한미 제조업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여 본부장은 협의 전 취재진에 “관세 협상과 4, 5년 중장기 한미 산업·기술 협력을 묶어 포지티브섬(협력을 통한 호혜적 상황)으로 협상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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