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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2차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증거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수사에 착수한 뒤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과정을 재구성하고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추가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정하기 위해 전날 소환 조사에서 확보한 진술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특검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해 8시간30분 조사를 받았다. 특검 수사 개시 이후 두 번째 조사로, 첫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조사자를 문제 삼아 한동안 조사에 불응했던 것과 달리 이날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검은 전날 조사를 마치고 사실상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수사를 통해 잡아낸 윤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가볍지 않고, 그가 현재 석방된 다른 내란 공범과 소통하면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을 때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및 허위공문서 작성,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졸속으로 처리되고 일부 국무위원은 아예 소집 연락조차 받지 못한 점 등이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국무회의 소집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이를 남용해 국무위원의 안건 심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리다.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는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의혹과 연관된다. 강의구 당시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이튿날인 지난해 12월5일 김주현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논의해 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했다가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 전 대통령이 여기에 서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한덕수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함께 이 사후 선포문에 서명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기타 형법상 직권남용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은 앞서 경찰이 수사해 온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및 군 동원 사령관 비화폰 삭제 지시에 대한 것으로, 특검이 지난달 24일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을 때 적시됐던 혐의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수사를 개시하고 곧바로 윤 전 대통령 조사에 착수하면서 윤 전 대통령 혐의 입증과 관련된 인물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30일부터 강 전 실장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 김 전 수석,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소환해 국무회의 및 사후 계엄 선포문 등을 캐물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 혐의 관련해서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을 연달아 소환하며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관련자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전날 윤 전 대통령 조사까지 순조롭게 마치면서 윤 전 대통령 추가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차 조사 때와 달리 전날 조사를 마친 뒤에도 윤 전 대통령 측에 추가 조사 일정을 통지하지 않았다. 내란특검 관계자는 “(추가 일정을 통지하지 않은 것은) 준비한 질문이 다 소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사건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 신병을 우선 확보한 뒤 대대적인 보강 수사가 필요한 다른 혐의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 시켜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외환 의혹), 윤 전 대통령이나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과정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 등 역시 추가로 규명해야 할 대목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과 관련해서는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관련자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일부터 평양 무인기 의혹과 관련해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와 드론작전사령부 소속이었던 현직 장교를 불러 조사하면서 평양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남한발이 맞는지, 윤 전 대통령이 무인기 북파를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곧 무인기 작전을 총괄한 것으로 지목되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북한 도발을 기획했다는 의심을 받는 전직 정보사령관 노상원씨 등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미 군 관계자 상당수를 상대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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