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의 한 고급 호텔에서 불법 비밀 도박장을 운영한 한국인 일당과 베트남 정부 고위층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6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뚜오이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검찰은 지난 4일 한국인 3명, 베트남인 2명 등 5명을 도박 조직 혐의로, 베트남인 고객 136명을 도박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도박장 총책인 한국인 A씨는 수사를 피해 940만 달러(약 128억원)를 불법으로 챙겨 외국으로 도주해 수배가 내려졌다.
A씨 등은 하노이의 한 유명 호텔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불법 카지노를 비즈니스 클럽으로 위장해 운영했다. 고위 공무원과 부유한 기업가 등 베트남인이 주 고객층이었다. 조사 결과 붙잡힌 고객들은 지난해 2월 초∼6월 말 사이에만 이곳에서 슬롯머신, 룰렛, 바카라 등에 약 1억1140만 달러(약 1521억원)를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해 6월 베트남 공안이 하노이 한 고급 호텔의 비밀 도박장을 단속하는 모습. 뚜오이째 홈페이지 갈무리
북부 푸토성의 호 다이 중 인민부위원장은 95차례에 걸쳐 700만 달러(약 95억6000만원)를 걸어 75만9000달러(약 10억4000만원)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공안이 이 카지노를 단속한 이후 다음 달 해임됐다. 북부 호아빈시의 응오 응옥 득 전 공산당 서기도 74차례 도박에 참여해 420만 달러(약 57억4000만원) 이상을 건 혐의를 받는다.
이 도박장은 회원제로 운영돼 입장하기 위해서는 인맥까지 동원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0년 초 호텔 클럽 소유주와 클럽 운영 계약을 맺고 기소된 한국인 3명을 고용해 도박장 관리를 맡기는 등 도박장을 전체적으로 지휘하고 모든 수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