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제자들의 신체를 활용해 자기 논문의 데이터를 획득하고, 인체를 실험 대상으로 할 때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지켰는지 논문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은 학생 동의를 받았고, 인체 실험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부생·대학원생을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실험에 참여시킨 것 자체가 연구윤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학계에 따르면 문제의 논문은 ‘조명의 면적 및 조도 연출 변화에 따른 피로감 평가 연구’와 ‘조명의 면적 및 조도 연출 변화에 따른 불쾌글레어 평가 연구’다. 각각 2018년 2월 한국색채학회논문집과 같은 해 3월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논문지에 실렸다. 두 논문은 부당한 중복게제 의혹(국민일보 2025년 7월 4일자 참조)과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두 논문은 이 후보자가 재직하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3학년 이상과 대학원생 등 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됐다. 시각적 자극과 불쾌 반응 유발을 전제로 한 인체 실험이었다. 실험은 조명의 밝기와 면적을 변화시키며 피험자의 눈에 피로감과 불쾌감을 유도하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피험자는 이 과정에서 눈이 느낀 불편함을 7점 척도로 응답했다.

하지만 두 논문 어디에도 학생 동의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여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15조는 사람 대상 연구를 수행할 경우 IRB의 사전 심의를 받도록 규정한다. 제16조는 피험자에게 연구 목적·방법·위험·보상·개인정보 보호 방침 등을 서면으로 설명하고 자발적 동의를 받도록 한다.

이 후보자 측은 두 논문에 이런 내용이 누락된 점은 인정했다. 다만 논문 발표에 앞서 IRB 사전 심의 등 절차를 모두 이행했으나 논문을 투고하는 학회에 관련 규정이 없어 논문에 이런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논문을 투고한 한국색채학회의 경우 이 후보자가 2010~2011년, 2016~2017년 회장직을 맡았던 곳이다.

학계에선 인체 활용 실험 데이터는 논문에 투명하게 기재해 그 과정을 검증토록 하는 게 ‘상식’이라고 설명한다.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네이처, 사이언스 등은 IRB 승인 번호·승인일과 피험자의 자발적 동의 여부를 논문에 기재토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동의 여부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학 연구윤리위원장은 “교수와 학생은 동의서 서명만으로 자발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 부모 동의나 제3자 입회 등 보완 절차 없이 진행됐다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학생들에게 실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경제적 보상도 했다”며 “조명과 건축의 기본 지식이 필요한 실험이라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043 공사장에 앉은 채로 숨졌다…첫 출근 20대 노동자 비극, 뭔일 랭크뉴스 2025.07.08
53042 與 의원모임서 나온 ‘주택지분 공유제도’… “새로운 발상” 랭크뉴스 2025.07.08
53041 "이것 쓰면 체감온도 -10도"…40도 극한폭염 뚫을 생존 필수품 랭크뉴스 2025.07.08
53040 [단독] 한화오션, 美 해군 함정 정비사업 세 번째 수주 랭크뉴스 2025.07.08
53039 숙명여대, 서울시교육청에 김건희 여사 교원 자격 취소 신청 랭크뉴스 2025.07.08
53038 美 스타벅스, 식품서 ‘카놀라유’ 뺀다 랭크뉴스 2025.07.08
53037 [속보]117년 만에 7월 상순 최고기온···서울 ‘37.1도’로 아스팔트도 흐물흐물, 7월 초 맞아? 랭크뉴스 2025.07.08
53036 역대 가장 뜨거운 7월 첫 일주일…서울은 1908년 이래 최고기온(종합) 랭크뉴스 2025.07.08
53035 서울 기온 37.1도…117년만에 가장 더운 날 랭크뉴스 2025.07.08
53034 “대형참치 1300마리 잡았는데 전량 폐기?”…경북 앞바다에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5.07.08
53033 이재명 대통령,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경고 "개인 정치에 왜곡·활용하지 마라" 랭크뉴스 2025.07.08
53032 게토 잊었나…이스라엘, 220만 가자 주민 욱여넣는 ‘인도주의 도시’ 계획 발표 랭크뉴스 2025.07.08
53031 여름 힘든 게 나이 때문이 아니었어… 제주 폭염일수 82→180일 ‘껑충’ 랭크뉴스 2025.07.08
53030 이시영, 전 남편 냉동배아로 둘째 임신…"상대는 동의 안해" 랭크뉴스 2025.07.08
53029 “조합장이 돈 관리” 지역주택조합 3곳 중 1곳 ‘분쟁 중’ 랭크뉴스 2025.07.08
53028 [단독] 둘째 딸은 부모 없이 조기유학? 이진숙 후보자 초중등교육법 위반 의혹 랭크뉴스 2025.07.08
53027 86년 만에 가장 덥다…서울 등 전국 기온 역대 최고치 랭크뉴스 2025.07.08
53026 "68억원짜리 트럼프 '골드카드 영주권' 현실화 안 될 수도" 랭크뉴스 2025.07.08
53025 환자단체 "스스로 떠난 전공의·의대생에 복귀 특혜 줘선 안돼" 랭크뉴스 2025.07.08
53024 이 대통령, 이진숙에 두 번째 경고?…“비공개 회의 내용 왜곡 활용 안 돼” 랭크뉴스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