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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은 비좁고 낡은 곳이 많다. 10곳 중 6곳은 정원 초과다. 그러나 예산 문제가 어렵게 해결된다 해도 이런 시설을 더 짓기는 힘들다. 이 소년들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소년범에 대한 선정적이고 과장된 언론 보도가 혐오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진단했다. 사실일까? KBS <시사기획 창>은 연구팀과 함께 최근 35년 간의 소년 범죄 보도를 심층 분석해 봤다.

[시사기획 창 소년원-방치된 아이들의 학교 중에서]

소년원은 비좁고 낡은 곳이 많다.

10곳 중 6곳은 정원 초과다.

게다가 재판을 앞둔 아이들이
조사받으며 머무는 소년분류심사원은
전국에서 단 한 곳뿐이라
소년원은 이 아이들까지 대신 떠맡고 있다.

만약 지금보다 더 엄하게 처벌하기 위해
형사처벌 나이를 낮추고
최대 2년인 소년원 기간을 연장한다면
이런 시설은 더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 장수용/서울소년원 인권보호팀장
우리 소년 보호기관 대부분이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을 초과해서 좀 과밀 수용 상태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생활 자체에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사실상 그게 교육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그런 작용이 돼서

그러나 부족한 예산 문제가
어렵게 해결된다 해도,
시설을 더 짓기는 힘들다.

소년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인터뷰> 이승원/ 광주소년원장
일단 혐오 시설이라고 보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고 범죄에 대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요즘 대중 매체에서 '소년 범죄가 너무 심각하다.' '이건 도를 넘었다.

이런 부분들이 너무 널리 확산하고 인식되다 보니 소년 범죄, 소년에 대해서 사회적인 시각이 더 악화하고 극히 일부인데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는 가장 큰 범죄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이 기관을, 시설을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에

<인터뷰> 임귀복/위기 청소년 지원·위키코리아 대표
이 아이들에 대한 어떤 그 보도 되는 그냥 흉악범, 이런 것들. 그래서 저 아이들 옆에 가면 다칠 수 있고 그런 시각으로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거예요. 그래, 그게 제일 안타깝죠. 그러기 때문에 모든 게 막혀요.

선정적이고 과장된 보도들이
혐오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는 게 현장의 진단이다. 사실일까.

<녹취> 소년범 뉴스 中에서
끓는 물을 배에 붓고 변기통에 밀어 넣어서 실신하기 직전까지 빨간 핏자국이 선명합니다...

소년법 제1조.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을
보호처분, 특별조치해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언론 보도는 이 소년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시사기획 창은 연구팀과 함께
최근 35년간의
소년 범죄 관련 기사를 심층 분석했다.

소년 범죄 기사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있었던
2017년에 급증한다.

이후 다소 줄었지만,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소년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일까. 아니었다.
소년범 비율은 20년 가까이
5%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언론에 담긴 소년 범죄는
현실과는 달랐다.

소년 범죄는 물건을 훔치는,
재산 범죄가 가장 많다.

그러나 분석 결과, 재산범죄는 실제보다
적게 보도되고,

강력범죄 특히 흉악 범죄는
실제보다 9배 더 많이
기사가 쏟아졌다.

이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거나
재범 방지 방안을 담은 기사는
35년간 계속 줄고 있고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즉각적인 호기심과 두려움,
분노를 일으킬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는
점점 더 늘고 있었다.

<인터뷰> 김현석/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부교수
사람들은 소년범이라는 것에 대해서 실제로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적을 것이잖아요. 언론을 통해서밖에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예요. 사람들의 인식도 보도에서 바라보고 있는 소년범을 다루고 있는 관점하고 유사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언론사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더군다나 이런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가 더 많아진 게 아닐까. 소년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계속 악순환이 되는 거죠.

이런 악순환을 끊고
소년원생들을 잘 먹이고
제대로 교육하는 일은
사회적 비용, 세금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소년범들의 재범률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교육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는 소년범은
재범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구금 시설 교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결과적으로 최대 5배의 수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이 잘 커야 성인 수감자가 아닌
세금 내는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얘기다.

<인터뷰>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방치되고 돌보지 않고 이 친구들이 개선의 기회가 없는 상태에서는 성인범으로 우리 옆으로 오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가 그 친구들로 인해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담장을 높여야 하고 사회적 비용을 나중에는 굉장히 많이 지출해야 해요. 정말 5년 10년 뒤에 성인범으로 이 친구들을 만날 것인가.

세금 내는 국민. 적든 많든. 성인범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담장을 우리가 높이지 않아도 걱정 없는 이웃이 될 수 있거든요.

<인터뷰> 명성진/ 위기 청소년 지원·세품아 이사장
저희 후원자분 중에 교수님이고 그분은 해외 유학파고 부유하고 그런 가정이에요. 저는 그분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고 돕고 이러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만날 기회가 있어서 그분에게 물었죠. 저희를 왜 도와주시는 거예요?

그분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웃으면서 저는 되게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우리 애들을 위해서 그래요. 우리나라 땅덩이 좁잖아요. 우리 애들이 살아갈 세상 속에서 저 아이들은 언제나 만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에요.

아, 차라리 이 아이들이 정말 건강하게 회복되어서 우리 아이 주변에 나쁜 아이들이, 위험한 아이들이 1명이라도 없는 게 더 현명한 거구나 하면서. 전 그분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해요.

소년원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김성현
영상편집: 성동혁
자료조사: 원준식
조연출: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7월 1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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