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가위로 엘레베이터 전선을 자르고 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경제]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서 한 입주민이 수년간 반복적인 난동을 부리고, 급기야 승강기 전선을 절단하는 일까지 벌여 이웃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를 호소한 제보자 A씨는 “건물 꼭대기 층에 사는 여성 입주민 B씨가 약 4~5년 전부터 이해할 수 없는 언행과 폭력을 반복해왔다”며 “지금까지도 일상이 무너질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갈등의 시작은 '층간소음' 문제였다. B씨가 아랫집이 시끄럽다며 항의했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소음이 없어 처음엔 단순한 신경질로 여겼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B씨의 행동은 점점 과격해졌다.
아랫집에 찾아간 B씨는 문을 두드리고 고성을 지르며 폭행을 가했다. 주민의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는 등 상해를 입혔고, 머리채 잡힌 아랫집 주민도 B씨의 머리를 잡고 대응해 결국 쌍방 폭행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B씨의 행동은 더욱 격해졌다. 아랫집 현관문을 걷어차고 자전거를 계단에 던지며 위협하는가 하면, 볼링공을 바닥에 던져 소음을 내고, 창밖으로 “죽고 싶냐”, “미친X” 등의 욕설을 퍼붓는 일이 반복됐다.
급기야 올해 4월, 승강기가 예고 없이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리인이 확인한 결과, 배전함 안 전선이 인위적으로 절단된 흔적이 발견됐다. 주민들은 500만 원을 들여 승강기를 수리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엘레베이터 앞에 CCTV까지 설치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하지만 복구 하루 만인 지난 2일 오전 11시, 설치된 CCTV에 B씨가 가위를 들고 나타나 또다시 전선을 절단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B씨는 경찰에 "엘리베이터와 CCTV 주파수가 자신을 괴롭히고 죽일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여성을 긴급체포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고,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분노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승강기 총 수리비는 약 2700만 원에 달하며, 가구당 200만 원 이상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B씨의 부모가 수리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말을 바꾸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B씨가 퇴원해서 돌아와 건물에 불이라도 지를까 봐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