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권위주의적 소통부터 해결 회피 메시지에 상업적 소비까지


유튜버 '헌터퐝'은 러브버그를 직접 채집해 찌고, 굽고, 부쳐 먹는 영상을 지난 3일 올렸다. 영상은 5일 현재 6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버 '헌터퐝' 영상 캡쳐]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의 대량 출현이 촉발한 사회적 반응들이 갖가지 논란을 낳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민 불편을 외면하는 관(官)의 권위주의적 태도나, 시민 불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태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러브버그는 곧 자연 소멸하겠지만, 방역과 방제 이상의 다양한 사회적 숙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참을 줄 알아야?
이번 국면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논란은 윤환 인천 계양구청장의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발언이다. 지난 2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 발언은 러브버그 창궐로 받는 시민의 불편함을 일축하는 권위주의적 태도로 받아들여졌다.

계양구에는 지난달 23일부터 일주일 사이 440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계양산 등산로에는 러브버그 사체가 10cm가량 쌓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윤 구청장은 "전멸시켰다면 환경단체 항의가 거셌을 것"이라는 등의 말로, 시민의 인내만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다른 사람의 불안과 불쾌감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꼰대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러브버그 출현은 기후변화로 발생한 재해 중의 하나인데, 국민에게 참으라고만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러브버그 방제 작업하는 환경부 직원들
(서울=연합뉴스)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2025.7.4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끝)


스폰지밥?
서울연구원이 제안한 "러브버그를 스폰지밥처럼 캐릭터화하자"는 아이디어도 논란에 휩싸였다. 연구원은 "러브버그 등 이로운 곤충의 특성을 반영한 상징 콘텐츠 개발을 통해 정책 메시지를 친근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물론, 불쾌한 현상을 미화하며 시민의 불편 호소를 예민한 반응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선 "누구를 약 올리나"라는 성토와 함께 "익충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러브버그가 대량 출몰한 서울 은평구의 국회의원(은평갑)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미 러브버그는 시민 일상의 불편"이라며 "스펀지밥 같은 캐릭터를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SNS를 통해 직격했다.

러브버그 먹방?
러브버그 현상은 유튜버들에게 '맛 좋은' 콘텐츠 소재가 되고 있다. 유튜버 '이충근'은 러브버그를 채집해 햄버거 패티로 만들어 먹는 영상을, 유튜버 '헌터퐝'은 러브버그를 직접 채집해 찌고, 굽고, 부쳐 먹는 영상을 올렸는데, 5일 기준으로 모두 6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언론 보도까지 타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만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콘텐츠들이 사회적 불안과 혐오감을 오락거리로 삼아 상업적으로 소비하는 행태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이 영상을 보고 불쾌함과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영상도 자극적이며 건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을 얻기 위해 제작하는 자극적인 콘텐츠에는 자율 단속이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733 '2천도' 화덕 열기에도‥"불황이 더 무서워" 랭크뉴스 2025.07.07
52732 24번 말바꾸자 '트럼프 내성' 생겼다…관세협박 버티는 두 나라 랭크뉴스 2025.07.07
52731 [단독] 기자 선행매매 수사, ‘특징주’ 100여 개 뒤진다 랭크뉴스 2025.07.07
52730 역대급 폭염에 전력사용도 피크‥정부는 늑장 대책 랭크뉴스 2025.07.07
52729 李대통령, 與상임위원장단 만찬서 “빠른 내각 구성위해 잘 살펴달라” 랭크뉴스 2025.07.07
52728 베선트 美재무 “48시간내 여러 무역합의 발표 예정…새 제안 많이 받아” 랭크뉴스 2025.07.07
52727 美재무 "48시간내 여러 무역합의 발표…새 제안 많이 받아"(종합) 랭크뉴스 2025.07.07
52726 전권 없는 ‘들러리’ 거부한 안철수···빠르게 ‘탈윤’ 결집 전략 랭크뉴스 2025.07.07
52725 권영세, ‘쇄신 화살’ 겨눈 안철수에 “자신 이익 추구로 당 내분 몰아” 랭크뉴스 2025.07.07
52724 국힘 ‘쌍권 청산’ 충돌… 시작도 못한 혁신위 랭크뉴스 2025.07.07
52723 석방 이틀 앞둔 노상원 반발에도... 법원이 구속 연장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7.07
52722 13층서 10대 여성 추락…길 지나던 모녀 등 4명 사상 랭크뉴스 2025.07.07
52721 "도둑 맞았는데 CCTV 안 보여준다?"…코스트코, 절도·폭행에도 '수사 비협조' 랭크뉴스 2025.07.07
52720 'VIP 격노설' 김계환 12시간 특검 조사…"추가 소환 검토"(종합2보) 랭크뉴스 2025.07.07
52719 김건희특검팀, 삼부토건 주가조작 핵심 인물들 줄소환(종합) 랭크뉴스 2025.07.07
52718 이 대통령 “인사청문회 지원을” 여당 상임위원장·간사 만찬서 당부 랭크뉴스 2025.07.07
52717 대통령이 콕 짚은 ‘라면’ 등 할인…물가 잡힐까 랭크뉴스 2025.07.07
52716 "대통령 지시로 방송3법 준비"?‥이진숙 또 '아전인수' 랭크뉴스 2025.07.07
52715 유네스코 ‘군함도 유산 등재’ 재점검 무산…한국, 표대결 패배로 랭크뉴스 2025.07.07
52714 특검 “윤, ‘경찰에 총 보여줘라’ 지시”…한덕수도 ‘공범’ 적시 랭크뉴스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