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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컬러 진단', K-뷰티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
관광객, 입국 당일 진단 받고 결과에 맞는 옷·화장품 쇼핑
다국어 서비스·수십명씩 동시 응대하며 외국인 끌어모아
'미키17' 로버트 패틴슨도…SNS엔 '한국서 예뻐지기' 밈


퍼스널컬러 진단 받는 로버트 패틴슨
[유튜브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한국에서는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당신의 MBTI와 퍼스널 컬러."(틱톡 이용자 'lia****')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소' 방문이 일종의 필수 코스처럼 자리 잡고 있다.

퍼스널 컬러란 피부 톤과 머리 색, 눈동자 색 등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상을 찾는 색채학 이론이다. 진단소에서는 다양한 명도·채도의 색상 천을 얼굴에 대보며 고유의 이미지와 혈색에 맞는 색을 추천해준다.

방문객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옷, 메이크업 스타일링에 변화를 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웜톤·쿨톤이 바로 퍼스널 컬러다.

최근에는 미국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영화 '미키17'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았으며, 블랙핑크 지수·레드벨벳 슬기 등 스타들이 자신의 진단 과정을 공유하며 해외에서도 유명해졌다.

K-뷰티 열풍과 맞물려 퍼스널 컬러 진단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뷰티 체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라선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관광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웜톤? 쿨톤?"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대의 올리브영에서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2025.7.6


"내 화장품은 모두 한국 제품"…"품질 좋다고 입소문"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대.

방학을 맞아 한국에 놀러 온 한국계 미국인 제시카(24) 씨는 친구와 함께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았다.

그는 "틱톡 영상을 보고 퍼스널 컬러 진단에 대해 알게 됐다"며 "한국 드라마나 가수를 즐겨보진 않는데도 이것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가게에서 한가득 쇼핑을 마친 그는 구매한 제품을 꺼내 보여주며 "이 제품도 모두 틱톡을 통해 보고 골랐다. 일부는 직원에게 '제일 잘 나가는 것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너무 비싸다. 한국이 거의 반값"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진단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단 결과에 맞는 화장품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다. 원플러스원 행사를 많이 하더라"며 웃었다.

'이 색이 괜찮을까'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3월 13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서울 인디 뷰티 쇼'에서 한 외국인 관람객이 퍼스널컬러 진단을 체험하고 있다. 2025.7.6 [email protected]


한국어를 배우러 스페인에서 온 미레야(31) 씨도 "스페인에도 진단하는 곳이 있지만 그리 잘한다고 알려지진 않다"며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K팝 스타들이 유명해지고,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좋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뷰티 체험·홍보관 '뷰티플레이' 홍대점에는 외국인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뷰티플레이는 중소 화장품 기업 제품을 홍보하고 피부·퍼스널 컬러 진단 등의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무료 진단을 받은 스위스인 친친(24) 씨는 "제 화장대에 있는 화장품은 모두 한국 제품"이라며 "스위스에는 이런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이 나에게 진정 어울리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액세서리 하나라도 실버가 어울리는지, 골드가 어울리는지 나에게 맞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나에게 어울리는 히잡 찾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살람 서울 페스티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히잡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받고 있다. 2025.7.6 [email protected]


엔데믹 이후 개별 관광객 미용 서비스 소비금액 10배 이상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는 퍼스널 컬러 진단법은 미국, 독일, 일본에서 발전된 퍼스널 컬러 색채학을 한국화한 것이다.

업체마다 세부 진단법은 다르지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컬러 드레이핑'이다. 다양한 색상의 천을 얼굴 아래에 순서대로 대보며 피부 톤과 가장 잘 어울리고 이목구비를 조화롭게 드러내는 색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2010년대부터 내국인을 대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퍼스널 컬러 시장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활성화되면서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국내 미용·의료 서비스 업종에 소비한 금액은 약 15만4천원으로 2019년(1만3천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늘었다.

홍대에 위치한 한 퍼스널 컬러 업체에 따르면 이곳 월평균 외국인 방문객은 1천명(성수기 기준)에 달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K-뷰티·패션 산업이 성장하면서 함께 주목받는 것 같다"며 "대다수 방문객이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입국 당일에 진단받은 뒤 그 뒤에 화장품, 옷을 사거나 메이크업·헤어를 받는다"고 말했다.

퍼스널컬러 진단 받는 블랙핑크 지수
[유튜브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꺼번에 수십명을 동시에 응대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것도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게 된 주된 요소다. 관광객에 특화된 진단 업체는 대부분 4개 이상의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SNS도 큰 영향을 미쳤다. 틱톡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글로우 업 인 코리아'(glow up in Korea : 한국에서 예뻐지기)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한국 여행 전후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것이 하나의 밈이 됐다.

SNS 이용자들은 한국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 헤어·메이크업 변경, 성형외과 방문, 화장품 쇼핑 등을 하고, 한국에 오기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K드라마, K팝 등 문화 산업의 성장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대 뷰티플레이에서 만난 독일인 루시(20) 씨는 "아이돌 에이티즈(ATEEZ)의 팬이라서 한국에 관한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며 "주변 친구들도 다 K팝 아이돌을 기반으로 친해져 뷰티, 패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틱톡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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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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