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 5일부터 8월말까지 센강 3곳에 수영장 개장
"접근성 좋고 좋은 경관보며 수영"…시민들 "수질 걱정은 안 해"
"접근성 좋고 좋은 경관보며 수영"…시민들 "수질 걱정은 안 해"
센강 수영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문을 연 수영장. 간이 샤워시설과 간이 사물함이 설치돼 있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문을 연 수영장. 간이 샤워시설과 간이 사물함이 설치돼 있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00년 동안 센강에서 수영을 못했어요.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5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프랑스 파리 센강변. 파리 중심부의 센강 우안과 생루이섬 사이에 문을 연 수영장에 아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0여년 만의 센강 수영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기대감을 안고 풍덩 몸을 던졌다.
이들의 허리춤에는 노란색 부표가 하나씩 부착됐다.
물에 뜨는 데 도움을 주고, 안전 요원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리 수로 내 수영장 면적은 길이 70m, 폭 20m로 소규모지만, 저마다 수영을 즐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물속에 깊이 잠수했다가 수면 밖으로 나오는 사람, 자유형으로 전진하는 사람, 하늘을 바라보고 둥둥 떠 있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으로 센강을 만끽했다.
역사적인 센강 수영을 기록하기 위해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센강에서 30분 정도 수영을 하고 나온 인근 주민 카푸신느(49)씨는 상기된 얼굴로 "너무 상쾌하다"는 말을 연신 남발했다.
그는 "시민들이 파리가 가진 걸 만끽할 수 있게 돼서 너무 만족스럽다"며 "수영장이 무척 작긴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센강으로 수영하러 온다는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친구 사진찍어주는 남성.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문을 연 수영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인증샷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문을 연 수영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인증샷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2025.07.05. [email protected]
또 다른 주민 줄리씨는 "집에서 여기까지 뛰어와서 몸에 열을 좀 낸 뒤 바로 센강에 들어갔다"며 "이 근처에 살아서 수영장이 문 열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접근성이 너무 좋고, 물도 자연이고, 수영하면서 보는 경관도 너무 좋다"며 "특히 폭염일 땐 너무너무 소중한 기회"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수영장 바로 앞의 생루이섬에 사는 자크·코랄리씨 부부도 집 앞에 자연 수영장이 생긴 점에 기뻐했다.
자크씨는 "센강에서 수영한 건 생전 처음"이라며 "100년 동안 센강에서 수영 못했는데, 이제 뷰 좋은 곳에서 매일 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센강 수영은 산업화로 수질이 더러워진 1923년부터 금지됐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간간이 사람들이 센강에 뛰어들었으나 이후로는 아예 발길이 끊겼다.
이후 파리시에서 센강 정화를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하다 2024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탄력을 받아 하수 처리시설 현대화 등 여러 프로젝트가 시행됐다.
센강에서 꼭 올림픽 수영 경기를 치르겠다는 파리 올림픽 조직위의 일념으로 지난해 트라이애슬론 3경기(남녀 개인전, 혼성 릴레이)와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 수영) 남녀 경기, 패럴림픽의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센강 수질이 좋지 않아 연습 경기가 몇 차례 취소됐으며 센강에서 수영한 일부 선수는 배탈이나 설사 등 건강 문제를 겪기도 했다.
8월31일까지 운영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의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개장한 수영장. 8월31일까지 운영된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센강의 마리 수로에 5일(현지시간) 개장한 수영장. 8월31일까지 운영된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시는 이후로도 꾸준히 수질 관리에 공을 들여 이날 역사적인 수영장 개장을 하게 됐다.
파리시가 전날 확인한 수질 검사 결과도 '우수'로 나타났다. 실제 눈으로 직접 본 수영장 구역 내 강물은 깨끗해 보였다.
수영장에 온 시민들도 수질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카푸신느씨는 "수질 걱정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며 "직접 보니 수질 관리가 상당히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줄리씨 역시 "수질 관리하는 이들을 신뢰한다"며 "시에서 판단했을 때 수영하기에 적합하다고 봐서 수영장을 연 걸로 안다"고 말했다.
코랄리씨도 "수영장 개장은 센강을 앞으로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질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코랄리씨는 강물이 눈이나 입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머리를 물속에 담그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센강 수영장은 마리 수로 외에 동쪽의 베르시 강변(12구), 서쪽 그르넬(15구) 항구 근처 등 세 곳에 개장했다.
마리 수로는 최대 150명이 이용할 수 있다. 2개의 수영 구역과 선탠 공간까지 포함한 베르시에선 동시에 700명(수영 구역에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그르넬 수영장은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안전 수영장(수심 40∼60㎝)으로 조성된다. 이곳에서도 150명이 동시에 수영할 수 있다.
파리시는 국가 기관, 지역 보건청과 수영 구역의 수질을 매일 점검해 수영장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센강 수영장은 8월31일까지 운영된다.
저마다 웃음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파리 시민들이 5일(현지시간) 센강 중심부 마리 수로에 문을 연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5.07.05.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파리 시민들이 5일(현지시간) 센강 중심부 마리 수로에 문을 연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5.07.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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