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022년 11월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집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 일정은 취재진 없이 비공개로 진행해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만 있다. 대통령실 제공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 급격히 증가한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차관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 쪽이 과거 캄보디아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통일교 전 고위 간부가 해당 민원을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어젯밤 늦게 민생회복지원금 등 경제와 민생 살리는 추경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김건희표’ 캄보디아 민간협력 차관 350억원 등 총 800억원의 차관을 모두 삭감시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방만한 윤석열표 ODA 예산을 바로 잡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지난 4월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영장에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사업’ 등 통일교가 추진하고 있는 현안을 청탁 내용으로 적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캄보디아 ODA 차관 지원한도액이 두 차례 걸쳐 기존 7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대폭 확대됐는데, 이러한 전폭적인 증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금품을 전달한 통일교 전 고위 간부의 청탁 때문으로 의심한 것이다.
윤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2022년 5월 한 통일교 내부 행사에서 같은해 3월22일 윤 전 대통령을 만나 ODA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실제 한달 뒤인 2022년 6월 외교부는 캄보디아 ODA 차관 지원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증액했다. 또 지난해 5월 윤 전 대통령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차관 지원한도액을 기존의 2배인 30억달러로 또다시 증액했다. 현재 환율로 4조2천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씨에게 김 여사 청탁 명목으로 전달한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행방을 쫓았다. 현재 김 여사 의혹 수사는 민중기 특검팀이 맡아 진행 중이다.
한겨레
김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