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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영국 프로축구인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 그동안 그가 뛰는 경기를 생중계로 보기 위해선 반드시 종합 스포츠 채널인 스포티비에 유료 회원 가입을 해야 했다. 스포티비는 지난 2018~2019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낸 바 있다. 2022년에는 재계약에 성공하며 이번 시즌까지 EPL을 중계해왔다.

하지만 올 하반기 개막 예정인 다음 시즌부터는 큰 변화가 생긴다. EPL 중계권이 쿠팡플레이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 계약으로 쿠팡플레이는 다음 시즌을 포함해 무려 6시즌 동안 국내에서 EPL을 독점 중계하게 됐다. 이번에 쿠팡플레이가 EPL 중계권을 확보함에 따라 그간 스포티비의 유료회원이었던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쿠팡플레이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기 스포츠 종목은 중계권 계약 금액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할 만큼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번 중계권을 확보하면 지불한 돈만큼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두꺼운 팬층을 대거 보유한 만큼 유료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 등이 이런 이유에서 최근 스포츠 중계권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OTT다.

두꺼운 팬덤이 강점

그중에서도 쿠팡플레이의 최근 행보는 업계 지형을 흔들 만큼 파격적이라는 평가는 받는다. 오랜 기간 스포츠 중계의 ‘최강자’였던 스포티비의 입지마저 흔들리게 할 정도로 이 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요 국가의 프로축구 리그 중계권을 대거 따내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프랑스 리그1 중계권을 보유한데 이어 이번에 EPL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세계 4대 축구 리그’를 모두 독점 중계하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가을 다음 시즌 미국 프로농구(NBA)의 중계권도 스포티비로부터 빼앗아 오는 데 성공했다.

쿠팡플레이는 2025~2026 시즌부터 매주 최소 7경기의 NBA 정규 경기를 한국어로 생중계한다. 또 NBA 올스타전과 콘퍼런스 파이널을 포함한 포스트시즌 전 경기, 그리고 NBA 파이널까지 모두 제공하기로 했다.

NBA는 국내서 많은 사랑을 받는 글로벌 스포츠 리그 중 하나다. 스테픈 커리, 르브론 제임스 등 한국에서도 수많은 팬을 보유한 슈퍼스타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다.

티빙도 빼놓을 수 없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함박웃음을 지은 주인공이다. 작년 스포티비를 제치고 KBO 중계권을 따낸 것. 2026년까지 KBO를 중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앞서 2022년에는 두꺼운 마니아층을 가진 UFC 중계권을 스포티비로부터 탈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너지는 ‘스포티비 왕국’

수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싹쓸이했던 주인공은 스포티비였다. 스포티비의 운영사인 에이클라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유료 중계 문화를 도입한 기업이다. 다수의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인 뒤 자체 OTT ‘스포티비나우’의 유료 가입자 대상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해 수익을 올려왔다. 스포츠 콘텐츠 시장의 가장 큰손이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스포츠 중계권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늘려가며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포티비의 문제는 이런 작업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쿠팡과 CJ처럼 OTT를 운영하는 대기업이 연이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다. OTT 유료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스포츠 중계권 확보가 한 축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경우 특정 리그나 팀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가 높아 이를 확보하면 많은 수의 가입자를 한 번에 유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계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기업과 비교해 자금력이 부족한 스포티비도 어쩔수 없이 이를 빼앗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스포티비가 확보한 인기 해외 스포츠 중계권은 MLB 정도만 남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때 EPL부터 NBA, MLB, UFC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기 종목의 중계권을 가졌을 때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스포츠 중계권료의 경우 영업비밀에 속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지 못하는 게 원칙인데 EPL과 같은 인기 종목은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OTT사들이 늘며 불과 수년 사이 중계권 금액이 2~3배가량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쿠팡플레이가 가져간 EPL 중계권 가격만 보더라도 연간 중계권료가 700억원을 돌파했다는 얘기가 나돈다”고 했다. 과거 스포티비가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약 400억원 추산)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계속해서 비싸지는 스포츠 중계권료를 두고 스포츠팬들 사이에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들이 스포츠 중계권료를 모조리 따냈던 시절만 해도 시청료는 사실상 무료였다. 이들은 중계권료에 지불한 돈을 콘텐츠 재판매 및 광고 수입으로 메웠다.

하지만 유료화가 적용된 OTT가 스포츠 중계의 중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중계권료에 들어가는 돈이 많아질수록 특정 스포츠를 중계하는 OTT 시청료 역시 높아질 수 있어서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도 이번에 EPL과 NBA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에 들어간 모양새다. 쿠팡플레이에 스포츠 경기 중계 전용 요금제인 ‘스포츠패스’를 도입했다. 스포츠패스는 쿠팡플레이에서 중계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월 9900원을 내야 하는 요금제다.

기존에 쿠팡 와우 멤버십(월 7890원) 회원이라면 쿠팡 무료 배송은 물론 쿠팡플레이의 콘텐츠(일부 유료 콘텐츠 제외)를 무료 시청을 할 수 있었지만 손흥민이 뛰는 EPL을 비롯해 NBA 등의 경기를 보려면 와우 멤버십과 스포츠패스를 모두 가입해 총 1만7790원을 부담해야 한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보다 비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계권료가 치솟을수록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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