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바로 기회다. 좋은 기업 인수는 불황 때 하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어려운 시기를 마주할 때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2004년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후 60여 건이 넘는 인수합병(M&A)을 진행했지만, 실패로 평가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
신사업 추진 또는 인수합병 진행 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우선 고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신 회장이 주도한 롯데의 신성장 동력 4가지 테마 바이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사업도 마찬가지다.
바이오앤웰니스 테마를 이끄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말 글로벌 제약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시스템을 갖춘 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우수한 생산 시설뿐만 아니라 경력 15년 이상의 핵심 인력 포함, 기존 임직원 99.2%를 승계했다. 통상 신규 공장을 증설해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한 데 반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장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한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2027년 3개의 메가 플랜트 중 첫 번째 공장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며 2030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모빌리티 분야는 롯데정보통신에서 사명을 변경한 롯데이노베이트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를 중심으로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등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도심 인접 지역에 6100기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으로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브이시스는 전기 선박 등 미래형 대용량 모빌리티를 위한 메가와트급 충전기도 지난 4월에 선보였다. 2024년 2월에는 전기차 충전기 수주 대응을 위해 청주공장을 증설하기도 했다.
롯데 화학 군의 배터리 소재와 수소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 화학 군은 양극박과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및 분리막 소재 등 이차 전지 핵심 소재 벨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2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 및 유통을 통해 연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십 구축에 힘쓰고 있다.
롯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롯데렌탈 지분 56.2%를 1.6조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코리아세븐 ATM 사업 매각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
김정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