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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이 벌어진 지 3주가 흘렀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엔 여전히 4천여 명의 주 방위군과 700명의 해병대가 머물러 있습니다. 그 사이 천6백 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행사도 취소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7월 4일은 미국의 최대 기념일인 독립기념일입니다. 곳곳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등 축제의 장입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시는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다..."경제에 타격"

로스앤젤레스 곳곳에 문을 닫은 상점이 늘었습니다. 대부분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입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샌티 앨리는 유명한 패션 거리입니다. 100여 개의 상점이 있고, 이 가운데 약 90%가량을 이민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문을 닫았습니다. 주말엔 사람이 지나다니기 힘든 곳이라는데, 유동 인구가 절반 가까이로 줄었습니다.

이곳의 상권개선지구 대표인 안서니 로드리게스 씨는 "실제 단속 활동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누군가는 뭔가를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 지역 전체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점에 셔터가 내려져 있고, 자물쇠로 잠겨 있다.(로스앤젤레스 패션 거리)

로스앤젤레스 등 캘리포니아에는 약 230만 명이 서류를 갖추지 않은 이민자, 즉 불법 체류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민자 5명 가운데 한 명 꼴입니다.

이들이 모두 추방되면 어떻게 될까요? 캘리포니아주 GDP가 2천80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 거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베이 에어리어 의회 경제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인 애비 레이즈 씨는 캘리포니아 GDP의 9%에 해당하는 규모로, 네바다주나 오리건주 전체 GDP보다 큰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 로스앤젤레스만이 아니다...떨어지는 경제참여율

6월 미국의 고용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측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일자리가 14만 7천 개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11만 개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실업률도 4.2%에서 4.1%로 낮아졌습니다.

관세의 영향으로 일자리 상황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과였습니다. 주가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숫자만 보고 좋아할 건 아닙니다. 상당수 일자리가 주정부나 그 아래 단위 지방정부에 의해 늘어난 일자리이고, 민간 고용은 5월 13만 7천 개에서 6월 7만 4천 개로 급감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되살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제조업 분야 일자리는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 기사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건 경제활동참가율과 실업률입니다. 이민자들이 일하러 나오려 하지 않고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6월 경제활동참여율(미국은 Labor-force participation rate(노동력참여율) : 16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와 구직자를 합한 비율)이 62.3%로, 5월의 62.4%보다 낮아졌습니다. 나가서 일을 하고 있거나 하겠다는 사람의 비중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참여율이 낮아지면 일자리가 그대로더라도 자연스레 실업률이 떨어집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 가운데 구직을 못 한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6월에 실업률이 하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고용 시장을 떠났을까요?

모건 스탠리는 "이민법 집행 강화로 노동력참여율이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민자들이 고용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숫자로도 나타납니다. 6월 미국 밖에서 태어난 인구의 경제활동참여율은 66.3%로, 1년 전보다 1%p 낮아졌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인구의 경제활동참여율은 61.8%로, 0.3%p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의 3-3-3 계획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에 3%의 경제성장률과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3% 내 유지, 하루 3백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3-3-3 플랜입니다.

관세 정책으로 수출을 늘리는 한편 외국과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늘려 성장률을 높이고, 여기에 더해 정부 지출을 줄이는 반면 관세 수입과 경기 활성화로 재정적자 비율을 낮추며, 석유 생산량을 늘려 물가를 낮추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목표들, 이민 정책의 영향을 받습니다. 농업이나 건설 등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선 노동력 투입이 줄면 생산이 감소합니다. GDP에 좋지 않은 영향입니다.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생산성이 갑자기 높아지지 않는 한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고, 이러면 가격이 높아집니다.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이민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민자가 줄면 세금 수입도 줄어듭니다. 가뜩이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ne Big Beautiful Bill Act)로 미국의 재정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미 의회 예산국은 앞으로 10년간 3조 3천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 세수가 줄면 타격은 더 커질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ne Big Beautiful Bill Act) 통과가 미국에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감면과 최대 규모의 연방 지출 삭감, 최대 규모의 국경 보안 투자를 담고 있다며 미국이 더 위대해질 거라고 했습니다.

상대 진영으로부터는 '약자의 것을 빼앗아 부자에게 주는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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