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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전부터 이례적 부처 보고·외신 간담회
'대통령 참모장' 역할 언급하며 보필 강조
당정, 총리실에 예산·수사 권한 확대 추진
체급 키워 서울시장·당권 거쳐 대권 가시권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4일 임기를 시작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역대 어느 총리보다 '실세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을 당시 정책위의장으로 발탁된 김 총리는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에도 상황실장을 맡아 총선 압승을 도왔다. 그해 8월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선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계엄사태를 예견하고 집권플랜본부를 꾸리는 등 이 대통령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대통령과 인연에 그치지 않는다. 새 정부는 정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총리실 산하에 예산처, 국가수사위원회를 두는 등 권한 강화 방안을 추진
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 불리는 한국 정치에서
'국정 2인자'란 상징적 의미를 넘어 막강한 실권까지 거머쥔 총리
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무총리실 권한 강화 구상 그래픽=김대훈 기자


김 총리는 아직은 실무형 총리를 강조하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 국무총리 인준안이 통과된 직후 첫 일성으로
"대통령님의 참모장으로서 일찍 생각하고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
고 밝히면서다. 지난 10일에도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풀어가는 정부의 참모장"으로 규정했다. '참모장' 표현에는 내각을 총괄하면서 대통령을 보필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럼에도 총리 임명 전부터 실세로서의 면모는 확인됐다.
김 총리는 후보자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외신 간담회를 열고 기획재정부 등 부처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역대 총리 가운데 정식 임명 전부터 부처 보고를 받은 것은 처음
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치적 실권을 쥐고 부처를 장악했던
이해찬 전 총리와 같은 '책임 총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
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검찰개혁, 개헌 등 이재명 정부의 주요 과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총리가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며 "김 총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실세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정기획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 조직 개편 방향도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위는
기재부의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한 예산처를 신설
하고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도 총리실 산하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운위는
주요 공기업·준정부기관 331곳의 경영 평가뿐 아니라 기관장 인사나 기관 통폐합까지 심의하는 권한
을 갖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법안에는
총리실 산하에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를 설치해 수사 컨트롤 타워 역할까지
맡기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과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서울시장 또는 당대표... 차기 주자 지름길



총리 재임 시 성과 여부에 따라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체급이 급상승할 수 있다.
현재 65%(7월1주 한국갤럽 조사)로 순항 중인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총리직을 그만두는 시점에도 유지된다면, 김 총리도 후광 효과에 따라 차기를 노릴 수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총리였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경로를 밟을 수 있다. 전남지사 출신으로 전국적 인지도와 당내 정치 기반이 약했지만,
총리직 재임 시 호평을 발판으로 퇴임 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유력 대선주자로 체급을 키웠다.


김 총리 앞에는 여러 선택지가 놓여 있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는 방안이다. 여당이 서울시장을 탈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임기를 1년도 마치지 않은 채 선거에 차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차기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당대표로서 의원들을 결집할 수 있다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유리하게 치를 수 있다. 김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총리 이후 행보에 대해 여러 번 얘기를 나눴지만 전혀 생각이 없어 보였다"면서도
"김 총리도 정치인이다 보니 당이나 당원, 국민이 요청하면 부름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농민단체와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임명장 수령 직후 농민단체 설득 나서



김 총리는 임명 첫날부터 광폭 행보를 보였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령한 직후 대통령실 앞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농민단체를 만나 유임 배경을 설득했다. 이어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6일에는 새 정부 첫 고위 당정협의회를 소집하고 물가 및 여름철 안전대책을 논의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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