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4일 “한국의 대표적 공공병원이자 대학병원이 부유층 중심의 특실을 예약운영하는 것은 공공의료기관의 의무를 저버린 행태”라며 “VIP 고객을 위한 특실 예약제를 폐지하라”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파트너스 프리미어 CEO’라는 연회비 최고 2600만원 상당의 회원제도를 운영하며 병원 특실을 사실상 예약제로 운영해온 사실이 최근 국민일보 보도로 드러났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의료 필요도에 따라 입원 당일 배정해야 하는 특실을 재계 총수 등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대표 공공병원임을 망각하고 민간병원도 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곧바로 병원 적자 운운과 VIP 특권 보장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게 일반인의 댓글인지조차 의심스럽다”며 “이런 행태야말로 서울대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부유층 중심의 특실 예약 운영은 공공의료기관의 의무를 저버린 행태”라며 “서울대병원을 믿고 찾아오는 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이 호텔도 아닌데 3개월 전 예약하고 정작 필요한 환자가 사용할 수 없는 문제는 공공병원을 떠나 모든 병원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국민들 앞에 사실대로 얘기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의 명예는 병원 경영진들만의 것이 아니다”며 “김영태 원장과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쉬쉬하면서 시간 속에 묻히기를 기대하지 말고 분명하게 밝히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백상진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