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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109조 쏟는 MS, 반년 새 1만5000명 해고
美 테크기업 감원 35% 급증… 챌린저리서치 “AI로 직무 중복 해소”
“감원은 비용 절감이자 충격 완화용 사전 포석”

일러스트=챗GPT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은 더 이상 미래 담론이 아닙니다.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쟁적으로 실업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빅테크는 실제 감원에 돌입했습니다. 단순한 우려 수준을 넘어 AI에 의한 고용 재편이 ‘누가 더 먼저, 더 많이 줄일 것인가’를 겨루는 기업 간 경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쏟아진 수많은 경고성 발언과 실제 감원 조치들은 AI 기반 자동화가 단순 기술 발전이 아닌 구조적 고용 충격을 예고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I가 일자리 절반 없앤다”… 감원은 이미 현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AI 스타트업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입니다. 그는 지난달 “1~5년 안에 미국 내 초급 사무직의 절반이 사라지고,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현실을 미화하지 말고 고용 충격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 전후로 고용 문제에 말을 아끼던 대기업 경영자들까지 잇달아 공개 석상에서 유사한 경고를 내놓으며, AI 시대의 감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미국 애스펀 아이디어스 페스티벌에서 “AI가 말 그대로 미국 사무직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며 “많은 백색칼라 인력이 낙오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마리앤 레이크 JP모건 소비자금융 CEO도 지난 5월 연례 투자자 행사에서 “AI 도구의 도입으로 향후 몇 년 내 운영 부문 직원이 10%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지난달 사내 메모를 통해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 기술 혁신으로 전체 인력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의류 이커머스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의 제임스 라이너트 CEO 역시 지난 5월 업계 콘퍼런스에서 “AI가 대중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며 비슷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처럼 일자리 축소는 이제 ‘머지않은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기업 경영자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현실적인 리스크’로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예측 단계에서 머무르던 감원이 실제 조치로 이어지며,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전 세계 직원의 약 4%인 9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6000여명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입니다.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특정 부문뿐 아니라 워싱턴주 본사 인근과 해외 지사까지 포함한 전사적 감원입니다. MS 측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2025 회계연도에만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800억달러(약 10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AI 투자 확대를 위해 인건비를 줄이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앤디 재시 CEO가 밝힌 것처럼 아마존 역시 같은 흐름입니다. 특히 물류, 재고 예측, 수요 분석 등에서 AI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사무직 규모도 줄일 전망입니다. 실제로 156만명에 달하는 아마존 전체 직원 중 약 35만명이 사무직인데 이들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HR(인사) 컨설팅업체 챌린저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미국 테크기업의 감원 규모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7만4700명에 달했습니다. 최근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인용한 구직사이트 에드주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11월 챗GPT 출시 후 대졸자·수습생·인턴십·학위 요건이 없는 신입 일자리가 31.9% 감소했습니다.

실업 경고가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시대
이러한 분위기는 기존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버리고 ‘노골적인 실업 예고’로 돌아선 분위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랫동안 AI 효율성과 기술 낙관론만을 강조해온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이 이제는 AI가 실제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고 인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는 신규 인력 충원 시 ‘왜 AI가 대체할 수 없는지’를 명시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외국어 학습 서비스업체 듀오링고는 AI로 대체 가능한 업무에 대해 계약직 채용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는 인력 증원 없이 신제품 출시를 완료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습니다.

AI가 더 이상 ‘일을 도와주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CEO들은 AI를 활용한 감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이런 기업들이 오히려 투자자들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같은 입장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기업들은 최근 퍼지고 있는 과도한 위기의식에 대해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26일 NYT(뉴욕타임즈) ‘하드 포크(Hard Fork)’ 팟캐스트에서 “AI가 신입직을 대체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일부 위협론이 과장됐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HR 직무 수백 명을 AI가 대체했지만, 프로그래밍·영업 등 핵심 직무 채용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지난 6월 런던 SXSW 인터뷰에서 “일자리보다 AI 통제 상실이 더 우려된다”며 과도한 공포론을 경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대기업들까지 AI 실업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심상치 않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I가 전 산업의 일자리 25%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과거 단순 반복 업무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AI가 이제 사무직, 기획, 마케팅 등 ‘인지 기반 노동’까지 침투하면서 고용 지형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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