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발효 시점 7월9일→8월1일로 조정 언급…사실상 협상시한 연장 의미
4월 최고 상호관세율 50%였으나 60~70%까지 거론하며 압박 강도 높여
통상본부장 방미 1차 목표는 상호관세 유예 연장이나 불확실성 클 듯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디모인<美아이오와주>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각국에 책정한 상호관세의 유예기간만료(오는 8일)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의 협상 기간 연장과 관세율 인상 등 양 갈래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후(현지시간)부터 4일 새벽 아이오와주를 다녀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4일부터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서한을 각국에 발송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4일에 10∼12개국에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대한 상호관세를 지난 4월 2일 책정한 뒤 같은 달 9일 시행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이를 90일 유예했고, 유예 만료 시점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둘러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난 80여일간 합의를 도출한 나라는 영국과 베트남뿐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협상의 시간'이 거의 끝나고 '통보의 시간'이 왔음을 알린 것으로 보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돈이 미국에 8월 1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끝나는 직후인 9일이 아닌 내달 1일을 상호관세 발효 시점으로 제시한 점이다.

상호관세 유예를 공식적으로 연장하진 않더라도 8월 1일 발효시점까지 기간인 3주 정도를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미국과 무역 상대국 간 협상의 시간을 늘리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상호관세 시행이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관세가 '양날의 검'인 측면이 있다.

높은 상호관세율을 부과하는 것보다,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상대국의 비관세장벽을 완화하고, 미국산 수입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판 하에 마지막 협상의 시간을 7월 말까지로 늘리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는 60∼7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한 대목이다.

지난 4월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각국에 책정한 상호관세율 중에서는 아프리카 레소토에 책정한 50%가 최고였다.

트럼프 대통령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상호관세 유예 전에 책정한 세율을 더 올려서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 역시 각국을 향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4월보다 더 높은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압박의 메시지를 던진 것일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상호관세율을 통보함으로써 압박 강도를 최대치로 높인 상황에서 7월31일까지 최종 협상의 문을 열어 두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상호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급파해 상호관세 유예 종료 전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

여 본부장은 5일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세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 방미 협의를 통해 "윈-윈 할 수 있는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미 측이 제기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 본부장의 출국 발언으로 미뤄 이번 여 본부장 방미의 1차 목표는 상호관세 유예의 연장을 받아내는 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현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리하게 시한에 쫓기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상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면 상호관세 유예를 통해 계속 상호 호혜적이고 내실 있는, '윈-윈'의 협상 결과를 만들자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여 본부장 방미 보도자료에 여 본부장의 귀국 시기를 적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현재 상호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 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 만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왼쪽부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마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849 트럼프 서한에 산업부 “사실상 내달 1일까지 관세 유예 연장···협상에 박차 가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8 ‘25% 관세폭탄’ 맞은 韓·日… 트럼프 계산서, ‘동맹’도 예외 없었다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7 [오송참사 2주기] ① 간절한 외침에…국정조사 논의 급물살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6 "8월부터 한국에 25%"‥"미국 내 투자" 협상 여지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5 트럼프, 한·일 이어 말레이·미얀마·남아공에도 관세 서한···내달 1일까지 유예 연장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4 “자칭 법치주의자 윤석열”···추가 혐의 5개, 내란 특검 칼 갈았다[점선면]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3 트럼프, 한국에 서한 “8월1일부터 25% 관세 부과”···협상 여지 열어둬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2 [비즈톡톡] 주가 6만원 바라보는 KT… 김영섭 연임은 ‘안갯속’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1 김건희특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우크라 포럼’과 원희룡 연관성 추궁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40 6070보다 낮은 20대 지지율…냉담한 이대남에 고심 커진 與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9 인도네시아 쓰레기 더미 속 ‘신라면 스프’…선진국 쓰레기에 마을이 잠겼다[마당 위의 플라스틱]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8 트럼프, 한국에 관세 서한 “내달부터 25%…무역장벽 없애면 조정”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7 [단독]건진법사 “이철규 통해 YTN 인수 방법 알아보겠다”···김건희 특검, 통화내역 입수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6 트럼프, 상호관세부과 8월1일로 연기…시간 번 정부 "협상 박차"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5 노현정 남편 정대선, 법정관리 여파에 상장사 잃어... 우수AMS 경영권 부산 부품사로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4 "도저히 안되겠다. 전원 사직합니다"…아파트 관리실 직원들에게 무슨 일이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3 [단독] 빗썸, VIP 회원에 보상 제공하고 특정 코인 거래량 부풀려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2 [가덕도신공항의 그림자] ④MB는 무산시키고, 文은 되살렸다… 대통령의 결정, 그 뒷이야기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1 [속보] 트럼프 “韓에 8월1일부터 25% 상호관세 부과”…행정명령 서명 new 랭크뉴스 2025.07.08
52830 '기관단총' 든 경호처‥"총 보여줘" 지시 따라서? new 랭크뉴스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