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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선착순 입장 300여명과 호흡…즉석 질문에 일일이 답변
주제 벗어난 개인 민원엔 "바쁜 시간 낼 가치 있나 생각 들 수도"
'6억 대출규제' 담당 금융위 공무원 소개하며 "이분이 그분…잘하셨다"


시민 질문 받는 이재명 대통령
(대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전을 찾아 두 번째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시민 직접 만나는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충청의 마음을 듣다'라는 제목의 타운홀미팅에서 약 2시간 30분 동안 소상공인 등의 악성 채무 해소 방안과 과학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3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행사장에 연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고, 책상 하나만 두고서 선착순으로 입장한 300여명의 시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 앉았다.

소상공인 법률 지원 업무를 했다는 한 변호사는 "소상공인의 채무가 보통 1억5천만원 정도로, 이 돈 때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 계신 분들도 많이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 파산·회생 이력이 법원 통보에 따라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되는데, 이 기간에 신용카드 발급이나 소액 대출도 안 된다. 빈번한 소액 금융 거래가 필수적인 소상공인엔 큰 걸림돌로 이를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파산하면 일정 기간 금융 거래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냐"라고 되묻고는 책상에 놓인 종이에 메모한 뒤 "알겠다"고 답했다.

자신을 '성실 상환자'로 소개한 한 주민은 "채무자에 대해 탕감이 진행된다면 그와 함께 투트랙으로 성실 상환자에 대한 핀셋 정책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으로 하는 사업에 성실 상환자 관련 대책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잘 활용하시라"고 안내했다.

이어 행사에 배석한 소상공인 채무 조정·탕감 관련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권대영 사무처장에게 성실 상환자에 대한 채무 조정 방안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권 사무처장을 소개하면서는 "이 분이 그 분이었다. 이번에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분"이라면서 권 사무처장에게 "잘하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빚진 소상공인들을 한번 다 모아서 집단 토론해보라"며 "우리 공무원들보고 베끼라고 하는 얘기다. 필요한 게 뭔지 그 사람들 입장에서 발굴해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 질문 받는 이재명 대통령
(대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특히 대부분의 참석자가 선착순으로 입장한 만큼 발언 내용 등에 대해 사전 조율이 되지 않은 탓에 개인 고충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행사 초반엔 자영업자들의 채무 문제 해결 요구와 함께 연구자들의 과학기술 정책 개선 제안이 이뤄지다가 점차 주제에서 벗어난 하소연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자리의 불안정성과 직군별 열악한 처우에 대한 문제 제기, 부당 해고와 임금 착취 호소, 지역 경찰의 과잉 행정, 지역 폐기물 센터 신설 관련 민원 등까지 나왔고 일부 발언자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이 대통령은 직접 제지에 나서며 신속한 진행에 나섰다.

한 시민이 공무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이런 개인적 이해관계에 관한 얘기를 하면, 대통령이 바쁜 시간을 내 이렇게 다닐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비정규직 여성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호소하자 "개인적 사안을 얘기하면 민원 상담 창구가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우니 메시지로 써서 달라"고 당부했다.

민원성 발언이 계속되자 비교적 단호한 어조로 "'개인 민원을 여기서 해야지' 이래 버리면 끝이 없다"며 "빨리 진행하자"고 당부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 간의 질의응답이 길어지면서 행사는 예정된 시간(1시간 30분)을 1시간가량을 더 넘겨서야 종료됐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저 멀리 가서 저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저 안타까운 시간을 쓰면서, 민원서류를 받으면 될 일을 저렇게 시끄럽게 하고 있나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이것조차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말은 해 보고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 의견을 내고 상대방 얘기를 듣고 타당한 면엔 양보하고 후퇴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행사 진행이) 난잡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며 "고생하셨다"는 말로 행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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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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