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에스케이(SK)텔레콤 대표가 4일 민관합동조사단의 유심 정보 유출 사고 관련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서울 중구 티(T)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객들의 반응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만 오늘 상당히 중대한 매출액 감소를 공시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에스케이(SK)텔레콤이 4일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가입자 위약금 면제 조처를 수용했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1984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최소 8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티(T)타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번호이동 가입자 위약금 면제 조처로 인한 영향에 대해 “당연히 회사 실적에 임팩트(충격)가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의 매출 및 실적 하락보다 장기적으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단기 실적 저하는 감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조사 결과 발표 뒤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격론 끝에 위약금 면제를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날 장 마감 뒤 올해 매출액(연결기준) 전망치를 당초 예상한 17조8천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고객 감사 패키지’(모두 5천억원 규모) 가운데 가입자 요금 할인과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조처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고려한 것이라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유 대표는 올해 경영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한 ‘총알’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점을 “뼈 아프다”고 했다. 유 대표는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게 되면서 인공지능 투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의 미래는 인공지능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전(4월18일 자정 기준)에 일정 기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약정한 고객 가운데 사고 이후 가입을 해지했거나 오는 14일까지 해지를 신청하는 가입자들의 위약금을 면제 조처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선담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