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전서 두번째 타운홀 미팅, 14분 간 ‘채무 탕감’ 설명
“은행, 못 갚을 빚 끝까지 받아내는 건 부당이득”
도덕적 해이 지적엔 “7년 신불자로 살아보겠나”

“빚 못 갚아서 신용불량자 되면 통장 거래를 못 하죠. 그러면 회사 취직을 못 해요. 급여를 통장으로 받는데 통장이 없으니 알바도 못 하죠.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정부 입장에선 큰 손실이죠. 이걸 그냥 방치하는 게 과연 옳으냐. 못 갚는 게 확실하다면 차라리 싹 정리해버리는 게 모두에게 좋아요. 사실 이 문제 얘기하고 싶어서 대전에 온 측면이 있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서 두번째 타운홀미팅… “탕감 얘기하러 대전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 시민 300여명을 초청한 타운홀 미팅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채무 탕감’ 관련 채권자의 불만을 들은 뒤 내놓은 답변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소액(5000만원 이하)·장기(7년 이상) 연체자 빚을 탕감해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만 내리 14분을 할애했다.

이날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는 ‘충청에서 듣다’를 주제로, 이 대통령이 대전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만나 악성채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군공항 이전’ 토론차 열린 타운홀 미팅에 이어 두 번째다. 참석자 300여명은 행사 당일 선착순으로 선택됐고, 이에 앞서 전날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행사 일정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선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취약차주 채무 탕감 제도’가 주된 논쟁 거리로 회자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 채무조정기구(배드뱅크)를 설치하고,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무담보 개인 채권을 일괄매입하는 게 골자다. 정부 추경안에 담긴 내용이다. 정책이 시행되면, 113만여명의 장기 연체자가 혜택을 본다. 예상 규모는 총 16조4000억원이다.

일부 참석자는 이런 정책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 ‘안 갚아도 된다’는 시그널을 주고, 의도적인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상환해 온 자영업자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도 나왔다. 자신을 채권자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정부가 채무 관계에 강제 개입해 채권자를 역차별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 못 갚을 빚 끝까지 받아내는 건 부당”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토론 주제에 맞는 좋은 말씀이다. 그런 문제에 대한 토론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입장에서 보면 타당한 측면이 있다. 정부 차원의 탕감 제도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전 세계에 다 있다”라고 했다.

특히 은행이 채무자에 대한 ‘위험 예측 비용’을 이미 산정해 이자로 받았다면서, 장기 연체 채권에 대한 금융권의 추심은 ‘부당이득’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은행이) 10명 중 1명이 못 갚을 것을 계산해서 9명에게 이자를 다 받아 놨는데, 못 갚은 1명에게 끝까지 받아낸다. 이자를 이중으로 받는 것”이라면서 “이건 정리를 해주는 게 형평성에 맞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면 ‘나도 안 갚아야지’ ‘나는 잘 갚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 제가 이 점을 말씀드리겠다”면서 “갚을 능력이 있는데 7년 지나면 탕감해줄지 모르니 신용불량 상태로 7년을 살아보시겠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압류·경매 당하고 통장 거래 못하고, 신용불량 등재 돼 은행거래도 못 하고, (통장으로) 보수를 못 받으니 알바도 못하는 삶을 살아 보시겠느냐”라고 했다.

또 성남시장 재직 당시 채무 능력이 있어도 빚을 갚지 않는 일부 사례를 소개한 뒤 “그런 몇몇 극소수 사람 때문에 7년 간 빚을 못 갚아서 신용불량으로, 경제생활도 못하고 버티는 압도적 다수의 빚을 정리해주면 안 된다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 하겠느냐, 인도적 차원에서, 채권자 입장에서 바람직 한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이 이것”이라고 했다.

향후 탕감 규모를 늘리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7년 간 5천만원 이하 자익 연체 소액채권은 탕감하는 예산을 이번 추경에 편성했는데, 정상적으로 갚고 있는 분도 많이 깎아줄 생각”이라면서 “앞으로도 좀 추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성실 상환자에 대한 금리 혜택 등 관련 대책을 추가로 내겠다는 의미다.

이어 “다른 나라는 대부분 국가 돈으로 코로나 위기를 넘겼는데, 우리나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에게 돈을 빌려줬다. 그래서 소상공인이 전부 다 빚쟁이가 됐다”면서 “이제 정부가 이것을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25 與, ‘檢 특활비’ 부대의견 달아 추경 의결 강행할 듯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24 "4년간 제 집처럼 드나든 해커‥SKT 비밀번호조차 안 바꿨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23 국가가 소상공인 빚 탕감하는 이유?‥이 대통령 "코로나 때 대출이 문제"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22 올림픽파크포레온, 로또면 뭐하나…현금 6억 있어야 '줍줍' 가능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21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결의…임금협상 ‘난항’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20 첫 출근날 ‘반성문’ 쓴 새 지검장들…“검찰, 신뢰 회복 위해 변하겠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9 日 규슈화산 분화하더니…"5000m 높이까지 검은 연기 치솟아"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8 내란특검, 안가회동 불법성 여부 등 막판 혐의 다지기…이주호·박종준 소환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7 소비쿠폰 1.9조 더 증액…與, 31.8조 '수퍼추경' 예결위 단독처리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6 외국인 소유 주택 10만 가구 돌파… 이언주 “규제 역차별 안 돼”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5 윤석열 두번째 특검 조사도 박창환 총경이…순탄하게 진행될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4 ‘이재명의 지검장들’ 첫 출근…“검찰, 반성하고 변하겠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3 北 주민 귀순 20시간 재구성…지뢰밭 뚫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이더니 "누구냐?" 먼저 말 걸어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2 도카라 지진 공포에 13명 ‘피난길’…규슈 화산 연기 5천미터까지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1 "우리가 정의 말할 자격 있나?" 외친 검사장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10 수술해도 40%는 재발하는 ‘이 암’…소변검사로 예후 미리 안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09 “아 미치겠네” 백종원…‘농약통에 주스’ 식약처 인증 거짓이었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08 이재명 대통령 생가터 여전히 북적북적…“주민들은 괴로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07 국힘 ‘특활비 추경’ 대통령 사과 요구…우상호 “입장 바뀌어 죄송”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06 李 "장기연체 빚 탕감, 도덕적 해이? 7년 신용불량자로 살아보겠나" new 랭크뉴스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