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한 주민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 넘어와 관계 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단절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빈틈을 노린 계획적 귀순으로 보인다.

경기도 연천군 중서부전선 DMZ에서 육군 28사단 장병이 남방한계선 철책을 따라 경계시설물을 점검하며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전날(3일) 야간 중서부 전선에서 MDL을 넘어오는 북한 인원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MDL 일대 하천에서 해당 남성을 식별해 추적·감시하다가 정상적인 유도 작전으로 신병을 확보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남성이 처음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시점은 3일 새벽 3~4시였다. 그는 연천, 파주 사이에서 MDL 역할을 하는 수심 1m 안팎의 하천을 건넌 뒤 수풀에 숨어 낮 시간대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야간에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군 작전팀은 남성과 100여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육성으로 접촉을 시도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작전팀이 ‘대한민국 국군이다. 우리가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하면서 유도작전을 실시했다”며 “오후 11시쯤 DMZ를 나와 안전한 곳으로 함께 이동했다”고 말했다.

해당 인원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고 한다. 정보당국 등 관계 기관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군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다는 점에서 귀순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남하는 주변 지리를 간파하며 사전에 계획을 세워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남쪽으로 넘어온 지점이 북한의 단절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었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전선 지역 여러 곳에서 불모지 조성, 지뢰 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같은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은의 남북 단절조치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월남, 귀순 차단 등 내부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는 게 군 당국의 평가였다.

그러나 자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는 하천 지역에선 이런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인원이 얕은 수심 등도 함께 고려해 귀순을 감행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군 당국자는 “남하 지역에 미확인 지뢰가 있긴 하지만, 하천 특성상 흙이 드러나 있어 지뢰를 피하는 게 아주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서부전선 GP 일대에서 남북 단절 조치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북한군이 작업도구와 '봉쇄'라는 글자가 적힌 간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의도된 귀순이 맞는다면 북한 입장에선 경계태세에 상당한 구멍이 뚫린 셈이다. 실제 이날 작전이 이뤄지는 동안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하를 눈치채지 못해 추격조를 붙일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 사회의 전반적인 민심 이반 현상이 해당 남성의 남하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8~9월에는 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세 차례 귀순이 연이어 발생했는데, 이들 대부분 생활고 등 북한 사회에 대한 염증을 토로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4089 [단독]채상병 특검, ‘이종섭 호주런’ 관련 한동훈·박성재·조태열 고발 사건 이첩 랭크뉴스 2025.07.10
54088 Z세대 ‘2배속 시청’, 뇌 건강에 악영향 줄 수 있어 랭크뉴스 2025.07.10
54087 "한국인은 맨날 먹는 거 아니었어?"…아침에 '이것' 먹으면 얼굴 못생겨진다는데 랭크뉴스 2025.07.10
54086 국힘, 尹 재구속 날 '계엄·탄핵 사죄' 당헌당규 수록 추진 발표(종합) 랭크뉴스 2025.07.10
54085 트럼프 '관세 서한' 공습에도 잠잠한 美 증시…"경제 악영향 연말 나타날 것" 랭크뉴스 2025.07.10
54084 에어컨, 멀티탭에 꽂았더니 12분 뒤 화르르…절대, 절대 안 됩니다 랭크뉴스 2025.07.10
54083 국힘 ‘파산’ 신호…내란 윤석열정권 방탄 청구서 날아든다 랭크뉴스 2025.07.10
54082 계속되는 상승 랠리에…증시 시총, 처음으로 3000조 돌파 랭크뉴스 2025.07.10
54081 "수박 1통 2만6000원"…폭염에 가격까지 더위먹었다 랭크뉴스 2025.07.10
54080 K증시 시총 첫 3000조 돌파…“코스피 3200 눈앞” [마켓시그널] 랭크뉴스 2025.07.10
54079 오상진 김소영 부부, 한남동 건물 팔아 시세차익 ‘36억원’ 랭크뉴스 2025.07.10
54078 교육부 간부 “윤 대통령실, 0점 리박스쿨 관련단체 늘봄사업 합격 압박” 랭크뉴스 2025.07.10
54077 "갑자기 수심 7m로 깊어져"...20대 4명 숨진 금산 유원지, 유독 사고 잦았던 곳 랭크뉴스 2025.07.10
54076 "나 죽으면 네덜란드서 화장해 달라"…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유언? 랭크뉴스 2025.07.10
54075 남학생 동원해 또래 여중생 성폭행·불법 촬영···7년 만에 가해자들 재판행 랭크뉴스 2025.07.10
54074 북한 첫 다섯쌍둥이 출생…이름은 '충·성·다·하·리' 랭크뉴스 2025.07.10
54073 김건희 특검, 코바나 후원업체도 겨눈다… 대기업도 사정권에? 랭크뉴스 2025.07.10
54072 노상방뇨하고 버스서 흡연… 中 관광객에 몸살난 제주도 랭크뉴스 2025.07.10
54071 국내증시 사상 첫 ‘시총 3000조’ 돌파…코스피 또 연고점 경신 랭크뉴스 2025.07.10
54070 국힘, 尹 재구속 날 '계엄·탄핵 사죄' 당헌·당규 수록 추진 발표 랭크뉴스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