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주류' 임은정 "우리 모두 잘못"…정진우 "고칠 건 고쳐야"·김태훈 "신뢰 잃어"
형사사법 틀 대수술…'폐족' 우려 속 개혁 드라이브에 내부 공감·반향 여부 주목


취임식장 들어서는 정진우 신임 중앙지검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 들어서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홍준석 최원정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고강도 검찰 개혁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새로 취임한 주요 지검장이 일제히 "자성해야 한다", "변해야 한다"는 일성을 밝혔다.

수사·기소 분리를 뼈대로 한 정부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속에 지난 과오를 돌아보고 인정하면서 변화에 발맞춰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권에서 분출하는 검찰청 폐지, 검찰 권한 축소 등에 반발하기보다는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듯한 입장을 낸 것이어서 이들의 목소리가 검찰 조직 전반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새 정부의 검찰 운용에서 핵심 역할을 할 '신주류'로 떠오른 주요 검사장인 점에서 공통점을 갖지만 이들의 입장은 큰 틀의 총론에서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면서도 구체적 방법론이나 강조점, 발언 수위 등 각론에서는 조금씩 결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정진우(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지검장은 4일 취임사에서 "검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활발한 개혁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의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며, 국민들의 시각에서 검찰이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자는 일반론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검찰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반면에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오 반성'을 꺼내 들면서도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도 언급해 '검찰 미래' 쪽에도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봉욱 민정수석이 대검찰청 기획과장이던 시절에 기획조정부 소속 검찰연구관으로 일하는 등 기획 분야에 밝은 정 지검장의 스타일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정 수사를 맡아 특별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기보다는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획통의 경우 검찰의 중립성을 강조하고 조직의 미래를 다루는 업무를 많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에도 그런 스타일이 녹아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임자들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이끌어줬다"는 정도로 언급했고, '공정한 검찰'을 지적하면서도 특정 사건을 거론하기보다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정확히 판단하고, 그 판단을 명확히 선언해 줘야 한다", "'진실의 힘'을 믿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자신 있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 검찰 역할" 등 원칙은 명확히 밝히면서도 절제된 톤으로 입장을 개진했다.

'내부비판자'로서 검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로 자성을 촉구했다.

임 지검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대개의 검찰 구성원이 감당하기 버거운 업무를 감당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표적 수사가 거침없이 자행됐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봐주기가 노골적으로 자행된 것 역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간의 표적·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면서 "우리는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의 잘못에는 침묵했다. 불의 앞에서의 침묵과 방관은 불의에의 동조"라며 "우리 모두 잘못했다"라고 하기도 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과 검찰 내 성추행 진상규명 조사, 심우정 검찰총장의 퇴임사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출근길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을 지적하고 월성원전 수사, 통계조작 의혹 수사 등을 거명했다.

임 검사장은 재판 담당 공판검사 시절 주요 사건 구형에서 소신 행동해 주목받았고,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지냈다.

취임사 하는 임은정 신임 동부지검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김태훈 신임 남부지검장도 이날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아픈 부분은 국민에게서 중립,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며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라고 말했다.

기획통인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 등 요직을 거쳐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중앙지검 4차장까지 맡기도 했으나 윤석열 정부에선 고검 검사로 전보돼 한직을 걸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이력도 알려져있다.

그는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아픈 부분은 국민들로부터 중립,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며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소임을 다하는 것 외에 신뢰를 되찾는 지름길은 없다. 어렵고 먼 길이고 험난하고 오래 걸리겠지만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검찰력은 범죄로부터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탄생했다"며 검찰제도의 태동 배경을 언급하면서 인권보호 관점에서 업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제도는 기소하는 소추권자가 재판까지 맡는 규문주의 형사소송 구조의 폐해를 극복하고,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다. 경찰을 통제하고 법원의 권한 집중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 검찰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수사와 기소 권한을 모두 가진 검찰의 기소권 남용, 부실·편파 수사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토대로 구성원을 설득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내부에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우려와 반발도 적지 않아 호응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첫 출근하는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7.4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59 ‘결합상품’은 위약금 면제 안 돼…“SK텔레콤 대책 실효성 있나”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8 SKT, ‘서버 초기화’ 제출 논란에 “고의 아니지만 명백히 잘못”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7 "4년 전 골든타임 놓쳤다" 정부 책임 묻자, SKT "위약금 다 면제" [팩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6 추경안 통과 직전 급제동 걸린 국회…‘특활비’가 뭐길래?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5 트럼프-푸틴 통화 몇시간 후 러, 우크라에 사상 최대 공습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4 김건희 특검, 원희룡 출국금지…양평고속도로 의혹도 수사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3 "굼뜨다고 총격, 굶주린 주민을 좀비라 불러"… 가자 구호단체 폭로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2 "러브버그, 이제 더 이상 안되겠다"…익충 가스라이팅은 끝, 방제 작업 나섰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1 '2주간 지진 1200번' 일본 섬 주민 피난… 심상찮은 '7월 대지진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50 이재명 정부, 대규모 특사단 구성 착수…7월 중 14개국 파견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9 尹 2차 소환 앞둔 내란 특검 "외환 수사도 상당 부분 진행"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8 "트럼프의 이란 직접 폭격, 북한·중국서 반향 일으킬 것"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7 음주운전하고 출근한 목포 경찰관, 동료에 적발…해임 처분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6 '150분 타운홀미팅' 시민과 눈 맞춘 李대통령…봇물 터진 민원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5 지진 1000회 나더니…日규슈 화산서 연기 5000m 치솟았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4 중국의 속내 노출?…"EU에 '러 패전 원치 않는다' 발언"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3 김건희 여사 발 사이즈 = 250㎜?…'신데렐라 수사' 포위망 좁혔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2 7월5일 일본 ‘난카이 대지진’ 현실 되면…“한반도 30㎝ 흔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1 이 대통령, ‘6억 대출규제’ 만든 국장 공개 칭찬…“잘하셨습니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440 ‘소아성애 미화’ 논란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결국 드라마화 중단 new 랭크뉴스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