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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수요 저하·공급망 리스크 여파
조직원 이탈에 정치 리스크까지
머스크는 “신기술이 핵심 먹거리될 것” 강조
투자자 설득 가능성은 글쎄

미국 전기차(EV) 업체 테슬라가 2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냈으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택시와 로봇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EV 수요 둔화와 미·중 갈등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 조직 내 핵심 인사 이탈 등이 겹치며 핵심 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머스크가 소위 ‘미래 기술’ 확보에만 몰두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이번 2분기 글로벌 차량 인도량 44만4000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어든 수치로, 1분기(13%)를 이은 두 자릿수 하락이다. 미국 내 EV 세금 공제 축소 가능성에 따른 가솔린차 수요 회복, 현대차·포드 등 경쟁업체의 신차 출시 등이 테슬라 실적 하락을 견인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EV 사업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급감했으며 5억9500만달러(약 8121억원)에 달하는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 덕분에 겨우 적자 전환을 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EV 판매량은 2분기 약 7% 감소하며 수축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3일 발표 예정인 2분기 실적 역시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WSJ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테슬라 매출은 약 10%, 순이익은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5월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핵심 EV 사업 가치는 주당 50달러에서 100달러 사이로 평가된다”며 “현재 300달러에 육박하는 테슬라 주가는 결국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EV 실적 개선보다 자율주행 택시·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에 더욱 비중을 두는 양상이다. 실제로 작년 2만5000달러(약 3412만원) 가격대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2’ 개발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됐으며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 ‘사이버캡’ 개발이 우선순위로 올라섰다. 사이버캡은 지난 5년 간 테슬라가 출시한 유일한 신차 모델로, 2014년 판매량이 4만대 미만을 기록해 연간 목표치(25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신기술이 추후 테슬라의 핵심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월 그는 투자자들에게 “울퉁불퉁하고 움축 패인 길 너머를 바라봐야 한다”고 선포, 당장의 실적 부진에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테슬라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조직 내부에서 이상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북미·유럽 생산과 판매를 총괄했던 오미드 애프샤르 부사장은 최근 회사를 퇴사했으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프로젝트를 이끌던 밀란 코박 디렉터도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을 택했다. 여기에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희토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테슬라가 운영 중인 캐나다·멕시코 중심 국내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도 테슬라 브랜드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대규모 감세법안인 일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대해 “재정 파탄으로 가는 길”이라며 공세를 퍼부었으며 트럼프는 이에 “그를 추방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맞받아쳤다. 정치적 논쟁이 이어지면 테슬라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우려에도 머스크는 자신의 방향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22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사이버캡의 첫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머스크는 직원들과 함께 이를 자축하는 간단 내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2026년까지 수십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도로를 달릴 것”이라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운영 중인 로보택시 웨이모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최근 테슬라가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서도 자율주행 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비중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는 자율주행 차량이 태양광 도시를 누비고 로봇이 유모차를 밀고 식료품을 나르는 등 미래기술이 상용화된 미래 도시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도 이러한 머스크의 비전이 당장의 실적 부진과 불확실성을 불식시킬 설득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3일(미국 동부시각) 테슬라의 주가는 S&P500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음에도 0.10% 소폭 하락한 315.35달러를 기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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