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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대신 구매해 지원하는 방안도
다만 미국이 쓸 재고도 떨어진 마당에
유럽에 흔쾌히 판매할지도 미지수
지난 2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시 회담은 설전 끝에 파행으로 조기 종료됐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 무기에 ‘생명줄’ 역할을 하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폭발이 아닌 직접 충돌(hit-to-kill)하는 방식으로 요격하는 패트리엇은 그 정확성과 신속성 때문에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막아낼 유일한 방어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가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빼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유럽은 당장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무기 공동생산 △유럽 자금으로 미국산 무기 구매 등 다양한 카드가 거론되지만 우크라이나에 믿음직한 ‘구원투수’가 되진 못할 전망이다.

발 빼는 미국, 어깨 무거워진 유럽

지난 5월 10일 당시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키이우=AP 뉴시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공급을 중단한 무기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155㎜ 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시스템(GMLRS)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미국이 재고 부족을 이유로 든 패트리엇뿐 아니라 다른 미사일과 포탄까지 포함되면서 ‘무기 지원 중단’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년 넘게 지속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우위는 미국의 확고한 지원이었는데 그 조차도 의문시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진격 중인 가운데 핵심 무기체계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치명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지난 6월에만 드론 5,438대를 날리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공습을 벌이는 중이다.

당장 유럽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미국이 등을 돌리면서 더 큰 부담이 유럽 국가들에 지워졌다고 AP는 평가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덴마크의 국방장관 트롤스 룬드 풀센도 “미국의 결정으로 EU가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소식은 지난달 25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합의한 지 1주일도 안 된 시점에 알려졌다.

충격 받은 우크라… 유럽 '완벽한 구원투수' 못될 듯

2022년 6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0여Km 떨어진 폴란드 동남부 지역인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대공미사일 패트리엇이 배치돼 있다. 제슈프= 연합뉴스


미국으로부터 그 어떤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 우크라이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불과 6일 전만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패트리엇 추가 공급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군인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우크라이나 출신 BBC 기자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연민을 표하며 “추가 지원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하면서 일말의 희망을 가졌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존 긴켈 주키이우 미국 대사관 차석 공관장을 초치해 미국의 군사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대신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유럽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요청하는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자금으로 구매한 미국산 무기를 우회 지원받는 방식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비축량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유연성도 어느 허용해야 한다”며 “유럽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올해 1분기 우크라이나에 235억 달러(32조 원)를 지원한 데 이어 연내 406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예정으로 이 가운데 일부를 미국산 무기 구매에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패트리엇을 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우리도 패트리엇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한 상황에서 유럽에 팔 여유분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유럽이 이미 사들인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미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AP와 독일 DPA 통신 등 외신은 “유럽 국가들이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자주포 등 포병 체계를 제공할 순 있지만 우크라이나 방어에 필수적인 패트리엇에 대한 대안은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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