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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나흘째인 7월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1단지에서는 신고가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59㎡짜리가 18억 원에 거래된 건데 불과 한 달 전 거래보다 3억 5,000만 원 오른 최고가입니다.

6월 27일 정부는 갑자기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을 일괄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대출을 받은 경우 6개월 안에 실거주해야 하는 등 '갭투자' 마저 사실상 막은 초강력 정책입니다.

그야마말로 뜨거운 '불장'이 된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서였는데,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억 넘게 오른 최고가 거래가 나온겁니다.

실제 규제 이후 가격 변화는 어떨까요,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체결된 모든 아파트 거래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 아직도 1~2억씩 최고가 갱신..."매수할 사람 많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계약일 기준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체결된 서울 아파트 거래 계약 건수는 모두 177건입니다. 이 가운데 15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계약은 취소된 1건을 빼면 모두 25건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양천구가 6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성동구 5건, 강남구 4건, 마포구 2건, 강동구 2건, 은평구 2건 등입니다.

가장 눈여겨 볼 지역은 양천구입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강남 4구와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가 모두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양천구는 0.6% 상승해 전주(0.47%)보다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양천구에서 체결된 15억 초과 계약 대부분은 목동 재건축 단지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6건 중 5건이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거래 내용을 보면,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첫날인 6월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1단지에서 66㎡짜리가 18억 5,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불과 1주일 전인 6월 21일 체결된 거래보다 5,000만 원 오른 최고가입니다.

또, 7월 1일 목동신시가지4단지에서 67㎡가 23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역시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목동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없다. 대출 규제가 나오기 전에는 돈을 싸들고 와도 사지 못했다"면서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없는데 갑자기 대출 규제가 나온다고 해서 싸게 팔겠느냐. 아직도 신고가 갱신 중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4~6월 동안 5~6억 이상 올랐다. 물건이 많지 않아 17억 원에 팔리면 18억 원으로 오르고, 한 개가 팔리면 1억씩 오르곤 했다"며 "아직 6억 원 정도 대출이면 살 수 있는 사람 꽤 된다"고 말했습니다.

강남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강남에서 체결된 15억 초과 계약 4건 가운데 3건이 모두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지난달 30일 강남구 역삼푸르지오 59㎡ 매물은 27억 7,500만 원에 팔렸습니다. 직전 거래와 비교하면 2억 2,500만 원 비싼 가격입니다.

또, 7월 1일 강남구 동현아파트84㎡ 매물이 직전 거래보다 1억 원 비싼 26억 원에 팔렸습니다.

■ 서울 집값 상승 폭은 꺾였는데...고가 아파트도 잡힐까

'627' 대책에서 집값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대출 금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한 것은 고가 아파트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입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 주요 단지에서 여전히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갱신하는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5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일단 서울 집값의 상승 폭은 축소된 모습입니다. 조사 기간이 6월 24~30일로 규제 적용 시점과 3일 겹치는 걸 고려하면 다음 주 나오는 자료에서는 상승 폭이 더 축소되고, 추후 몇 달 뒤에는 가격도 조정될 수 있습니다.

그럼 강남구와 마포구, 양천구 등 주요 지역 단지의 15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도 꺾을 수 있을까.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출 규제 이후 5일 정도의 거래 내역인데 단기적으로 본인 자금만으로 매수 가능한 일부 사람들 입장에서는 집주인들이 더는 호가를 올리지 않는 지금이 타이밍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목동처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큰 곳들은 최소한 가격이 앞으로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직 대출 규제 정책이 시행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이 초고가 아파트를 정조준한 충격요법인데 나온 지 얼마되지 않아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흐름이 가늠될 것이다. 하지만, 초고가 랠리는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취재진이 살펴본 177건의 계약은 신고된 것들만 취합한 겁니다. 주택매매 거래는 관련법에 따라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신고하면 됩니다. 규제 이후 진행된 계약들 중 신고되지 않은 계약은 177건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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